"대한아, 여행 계획 짜줘" 맞춤여행 도우미 안 부러운 챗봇
대한항공, AI 챗봇 '대한이' 고도화 시동…생성형 AI 도입 검토
4개→13개 언어 지원, 자연어 질문 이해하는 챗봇으로 진화

"대한아, 페루에 가고 싶은데 어떤 도시를 경유해서 가야 하는지 알려줘. 그리고 지금 페루행 항공권 좌석 업그레이드하려면 마일리지가 얼마나 더 필요해? 페루 여행 6박7일 일정도 짜줘."
대한항공이 인공지능(AI) 챗봇 '대한이'를 고도화해 고객 응대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질문 응답을 넘어, 생성형 AI를 접목한 차세대 챗봇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맞춤형 여행 추천을 비롯해 실시간 공항 시스템과 연동된 개인화된 서비스까지 가능해질 전망이다.
항공업은 시차와 국경을 넘나드는 산업 특성상 24시간 고객 응대가 필수다. 특히 항공권 지연, 결항 등 비정상 운항이 발생할 경우 시간, 장소와 상관없는 실시간 대응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다양한 문의가 특정 시간대에 몰리면 대기 시간이 길어져 고객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기도 쉽다.
이에 대한항공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자 지난 2020년 3월 AI 기반의 챗봇 대한이를 도입했다. 올해 도입 5년 차를 맞은 대한이는 하루 평균 3200건가량의 문의를 해결하고 있다. 이는 대한항공 글로벌서비스센터에서 처리하는 하루 평균 콜 수의 약 4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특히 챗봇의 진가가 드러난 시기는 팬데믹 이후 항공 수요 회복 국면에 진입한 2023년이었다. 당시 대한이는 연간 200만건 이상의 문의를 처리해 급증한 항공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했다. 챗봇이 대한항공의 중요한 고객 서비스 채널로 자리 잡은 계기였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 산업 회복이 시작된 2023년 대한이는 약 162만명 고객의 212만건가량의 문의를 처리했다"며 "대한이는 고객 서비스 개선과 운영 효율성 향상에 기여해 중요한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생성형 AI' 더해진 차세대 챗봇의 모습은?
대한항공은 챗봇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기술 고도화에 매진해왔다. 도입 초기 대한이는 고객의 간단한 문의에 응대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대한항공은 고객의 질문을 정확히 인식하고 답변 속도, 정확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구글의 대화형 AI 애플리케이션 개발 플랫폼인 다이얼로그플로우(Dialogflow)를 도입했다.
나아가 대한항공은 현재 생성형 AI 도입을 검토 중이다. 아직 기술적 가능성과 고객 효용성을 평가하는 단계로 아직 도입 시점을 확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생성형 AI 도입 이후 계획 중인 서비스의 방향성은 명확하다.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고객의 여정 전반을 이해하고 안내하는 '디지털 여행 조력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생성형 AI를 더한 대한이는 자연어 이해를 기반으로 보다 복잡한 문의를 처리하고, 고객 맞춤형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재 검토 중인 기능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맞춤형 여행 컨설팅이다. 사용자가 "도쿄 3박 4일 일정 짜줘"라고 요청하면 자동으로 여행 일정을 제안하고, 대한항공이 운항하지 않는 도시로 가려는 고객에게는 경유 가능한 노선을 안내한다. 검색창을 전전할 필요 없이 챗봇과의 대화만으로 복잡한 여행 준비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공항 시스템과 연동된 실시간 정보 제공도 구현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객이 비행기 탑승 게이트나 출국 심사 시간 등을 물으면 챗봇이 실제 공항 데이터를 바탕으로 게이트 정보와 보안 검색대 혼잡도를 제공할 수 있을 정도로 진화할 전망이다.
또 항공권 환불과 일정 변경을 비롯해 수하물 허용량, 마일리지 업그레이드 조건 등 기존 콜센터에서 처리하던 다양한 문의도 개인 예약 정보에 기반해 상담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탑승 이후의 고객 경험도 챗봇이 책임질 수 있는 환경으로 변화 가능하다. 이를테면 고객의 항공편 정보를 바탕으로 와이파이 이용 가능 여부, 기내 주문형오디오비디오(AVOD) 콘텐츠 추천, 기내 전원 콘센트 유형 등 기내 맞춤 서비스도 챗봇이 안내해주는 식이다.
이와 함께 대한항공은 현재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4개 언어로 운영 중인 챗봇 서비스를 총 13개 언어로 확대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서비스 언어를 확대함으로써 이용 고객 편의를 높이고 상담 공백을 최소화 하는 게 장기적 목표"라며 "사용자 피드백을 기반으로 응답 정확도를 개선할 뿐 아니라 새로운 질문 유형을 분석, 답변 범위를 확장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멀티모달까지 진화…적용 범위도 확장
향후 대한항공은 챗봇 서비스를 텍스트 기반에서 음성·이미지·영상까지 포괄하는 멀티모달 AI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고객이 항공권, 여권 등 관련 서류를 올리면 챗봇이 이를 자동으로 분석하고, 음성 명령을 통해 예약이나 상담을 진행하는 형태다. 향후 실시간 운항 정보 확인 등 내부 시스템을 연동, 활용 범위를 확대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또 과거 대화 이력과 고객 선호를 기억하도록 해 챗봇 상담을 더욱 '맞춤화'한다는 구상이다. 예약 이력에 기반한 선제적 안내로 일관된 상담이 가능하고 대화의 맥락도 정교해질 전망이다.
생성형 AI의 자율 학습 기능도 접목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 피드백을 기반으로 응답 정확도를 개선할 뿐 아니라, 새로운 질문 유형에 대한 답변도 스스로 생성하도록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AI 기술 고도화를 전담하는 자체 인력을 구성, 기술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이 현재 집중하는 연구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고객 상담 센터(AI Contact Center, AICC)를 구축하고 고도화하는 작업이다. 상담 내용을 자동으로 요약해 주고, 최적의 답변을 추천해 줘 상담 업무의 자동화 및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게 골자다.
고객 서비스뿐 아니라 사내 임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생성형 AI 도입과 머신러닝 기술 확산도 검토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AICC 외에도 추가적인 생성형 AI 개발 필요 영역을 발굴하고 있다"며 "생성형 AI의 사내 확산을 위해 구글의 노트북LM(NotebookLM) 등 외부 솔루션을 활용한 문서 검색·편집 자동화 테스트 및 할루시네이션(환각·환영) 식별, 문서 최적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항공고시보(NOTAM) 중요도 분류, 정비 문서 배포 자동화, 여객·화물 수요 예측 등에 11개의 머신러닝 모델을 운영 중"이라며 "향후 항공기 유상하중 무게 예측, 기내식 탑재 비율 등을 추진해 머신러닝 운영(MLOps) 기반의 표준 운영체계를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부연했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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