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해외 사업 순항… 증권사 실적 날개 달았다 [마이머니]
한투, 국내 첫 반기 영업익 1조원 돌파
미래에셋, 2024년 동기比 순이익 103% ↑
부동산 PF 압박 풀려 중소형사도 선방
주주환원 강조 상법개정에 거래량 ‘쑥’
투자자 국내로 몰려… 금리인하도 호재
정부, 대주주 양도세 기준 하향 고려
시행 땐 시장에 찬물… “재검토 해야”
증권사 실적이 훨훨 날고 있다.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가하며 증시 활황으로 거래대금이 늘어났고, 그간 집중해온 해외사업이 성과를 낸 영향이다. 특히 지금까지 대형 증권사들과 격차가 컸던 중소형 증권사들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압박이 풀리면서 줄줄이 호실적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발표한 대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 등이 담긴 세제개편안에 따라 올해 하반기 국내 증시와 증권사 실적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매매 증가에 호실적 달성한 증권사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다양한 사업 부문이 조화를 이루며 실질적인 수익 향상을 이뤄냈다”며 “창의적인 업무 혁신을 추진하며 글로벌 투자은행 수준의 안정적이면서도 성장성 있는 수익 구조를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역시 상반기 연결 기준 순이익이 465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0% 늘었다. 키움증권 순이익은 같은 기간 5457억원을 기록했다. 14.4% 증가한 수치다. 신한투자증권도 상반기 기준으로는 2589억원을 벌어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25% 늘었다.
부동산 PF 충당금 부담이 줄어들면서 중소형 증권사도 선방했다. 현대차증권은 상반기에만 40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전 부문에서 실적 개선을 이끌면서다. 작년 한 해 순이익(362억원)을 넘어섰다.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 부문 매출이 1152억원으로 30.8% 늘었다. iM증권 역시 1분기(274억원) 흑자로 전환한 데 이어 2분기(267억원)에도 순이익을 기록했다.
◆상법개정안은 호재, 양도세 완화는 복병
이번 증권업계 실적 호조의 배경에는 증시 활성화로 인한 거래대금 증가가 자리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2분기(3월 31일~6월 30일) 코스피는 2481.12에서 3071.70으로 23.8%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672.85에서 781.50으로 16.14% 상승했다.
거래대금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거래대금은 8조2364억원에서 13조3338억원으로 61.9% 뛰었고, 코스닥도 5조252억원에서 6조2963억원으로 25.3% 늘었다. 이는 증권사들의 위탁매매 수익 확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다.
또한 정부가 추진 중인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주주 환원 강화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도 증권사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증시 친화 정책은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을 지속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을 계기로 국내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인하와 주가 상승이 맞물린 상황에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및 트레이딩 부문 중심으로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투자자들이 국내주식 투자를 더 활발히 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하반기까지는 증시를 포함한 증권주 분위기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선 최근 정부가 발표한 대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에 투자자들이 반발하고 있어 향후 주식시장 상황에 따라 하반기 증권사의 실적 방향은 변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재명정부의 첫 세제개편안에는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기존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하향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과세 전 연말에 대주주들이 주식을 팔 경우 코스피 상승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정부와 여당이 대주주 기준 개편에 대한 재검토에 나선 상황이다.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대한 인식을 묻는 항목에 응답자 502명 중 62.5%가 “국내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20대와 30대 등 주식 투자를 비교적 많이 하는 세대에서는 부정 답변이 각각 71.1%, 70.0%로 나타났다. 유안타 증권은 정부의 세제개편안으로 지난 1일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날아간 시가총액(116조원)이 투자자들의 소비심리 등에 미치는 악역향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민생회복 소비쿠폰 예산과 같은 8조1000억원에 달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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