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전한길’…속수무책 국민의힘  

이혜영 기자 2025. 8. 1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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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2 전대 첫 방송토론회에서도 후보자 간 ‘전한길’ 논쟁
국힘 중앙윤리위, 전씨 징계 논의…全 “남은 일정도 참석”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8월10일 서울 광화문 채널A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 첫 방송토론회에 앞서 안철수(왼쪽부터), 조경태, 장동혁, 김문수 후보가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8·22 전당대회를 앞둔 국민의힘이 '전한길 늪'에 빠졌다. 전씨가 전당대회 전면에 등장하면서 '12·3 비상계엄' '윤석열 전 대통령' '극우 논란'을 두고 내분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이 전씨에 대한 징계를 추진하는 가운데 전씨는 남은 전당대회 일정에도 참석하겠다며 맞불을 놨다. 

"윤어게인 동조=극우" vs "전한길 징계가 능사 아냐"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은 10일 첫 TV 방송토론회에서도 전씨 논란을 두고 격돌했다. '반탄파'(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맹공을 주고 받았다.

안 후보는 장 후보를 상대로 한 주도권 토론에서 "장 후보는 '윤어게인'인가"라며 일침을 놨고, 장 후보는 "윤 어게인의 다른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지만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확고히 지키고 반국가세력을 척결해야 한다는 주장은 당 대표가 되면 함께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안 후보는 "윤어게인이 아니라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왜 '친길'(친전한길) 후보로 불리느냐"고 물었고, 장 후보는 "언론이 프레임을 씌워 공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후보는 이후 안 후보를 향해 "저에 대해 극우라 하는데 몇 가지 사례나 행동을 구체적으로 말하라. 당을 나가라고 한 이유가 뭔가"라고 따져 물었다. 김 후보도 "우리 당에 극우가 어디있느냐"며 장 후보를 지원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당을 나가라고 한 기억은 없다. 장 후보가 전한길씨와 함께한다는 점을 문제 삼는 것"이라며 "장 의원은 탄핵 이후에 전씨와 동조하는 모습이 있었다"고 되받았다. 조 의원도 "거짓 선동을 하고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게 극우"라며 "정치인들이 거기에 동조하고 '윤어게인'에 동조하는 게 극우"라고 일갈했다. 

이후 토론에서 김 후보는 당 지도부가 전씨에 대한 징계에 착수한 것과 관련해 "징계가 능사가 아니다. 제가 당 지도부라면 전씨를 불러 앞으로 이래선 안 된다고 주의를 주고 (앞으로) 잘 될 수 있게 하는 것이지 정당이 재판소는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전씨와 절연하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김 후보는 "직접 대화해봐야 한다"면서도 "상대당인 민주당이 뭐라고 한다고 해서 거기 따라다니다간 지금처럼 당이 사분오열 약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8월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징계 논의나선 국힘…전한길 "남은 일정도 참석"

'전한길 블랙홀'에 빠진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오는 11일 전씨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한다. 윤리위는 지난 8일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전씨가 특정 후보를 향해 "배신자"라고 외치도록 당원들을 유도한 행위가 당헌·당규에 따른 징계 사유가 되는지 논의할 방침이다.

같은 날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전씨의 합동 연설 방해 행위에 대한 재발방지책을 논의한다. 선관위 관계자는 "연설회 당일 황우여 선관위원장을 비롯해 송언석 비대위원장, 정점식 사무총장이 현장에서 직접 당시 상황을 목격하고 대책을 상의했다"며 "부적절한 행동에 자제를 촉구하는 메시지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회의에서 전씨 등 비인가자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한 비표 관리 방안도 함께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전씨는 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전한길뉴스 발행인이라고 주장하며 언론인 자격으로 행사장에 입장했다. 연설회가 진행되는 동안 전씨는 찬탄파 후보 연설 도중 당원들을 향해 배신자 구호를 외치도록 유도했다. 이후 지지자 간 물병 투척과 몸싸움이 벌어지며 전대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후보자 첫 연설에서도 '탄핵 이후'의 청사진이 아닌 전씨를 포함한 '윤어게인' 세력의 포용 여부를 놓고 지리한 공방이 반복되면서 갈 길 바쁜 국민의힘이 '전한길 덫'에 갇힌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 파면 이후 탈당한 윤 전 대통령의 복당 문제까지 테이블에 오르며 당내에서도 비판이 거센 상황이다. 

전씨가 쏘아올린 공은 후보자 간 장외 여론전으로도 이어졌다. 

장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번 전대를 기점으로 전한길 한 사람을 악마화하고 극우 프레임으로 엮으려는 시도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안 후보처럼 고약한 프레임으로 나까지 엮어 내부 총질을 하면서 전대를 치르려는 태도는 용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장 후보는 전날 합동연설회에서 전씨를 비판한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도 겨냥하며 "도발 행위를 한 특정 후보도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불이익을 주는 조치의 기준과 무게는 누구에게나 늘 공평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안 후보도 페이스북에 "전한길 미꾸라지 한 마리가 사방팔방을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며 "지도부는 어제 벌어진 전한길 논란에 대해 당무감사를 실시하고, 전씨를 제명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대표가 된다면, 전한길 등 극단 세력은 수렴청정하며 '당권 농단'을 자행할 것"이라며 "전한길은 곧 '국민의힘 해산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조 후보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옹호론자들이 합동연설회를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있다"면서 "각목만 안 들었지 지난 시절 민주당 전당대회에 침입한 '정치깡패 용팔이 사건'을 연상시킨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도부는 전씨의 전대 출입 금지를 넘어 즉각 출당 조치를 하기를 바란다"며 "피고인 윤석열에 대한 맹목적 지지자들의 폭력적 언어와 거짓 선동에 휘둘리는 정당은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당이 일부 인사에게만 경고 조치를 한 것은 명백히 미흡했다"면서 "균형 잡힌 대응이 없다면 분란과 갈등이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의 주적은 폭주하는 독재 이재명 정권이고 야당을 적으로 삼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이라며 "갈등을 녹여 용광로처럼 하나로 묶어 내고, 그 과정에서 불순물이 있다면 철저히 걸러내겠다"고 말했다.

전씨는 찬탄파 후보들이 자신을 '극우세력'·'음모론자' 등으로 매도해 항의했을 뿐 소란을 유도하거나 폭력을 조장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전한길뉴스 측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입장문에서 "합동연설회에서 소란이 있었다고 한다면 이는 전한길 발행인으로부터 촉발된 것이 아니라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의 평당원 저격으로부터 촉발된 것"이라며 "전형적인 정치적 마타도어(흑색선전)"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한길 발행인은 현재 국민의힘이 너무도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오죽 이슈가 없으면 전한길이 후보선택의 기준이 되나'가 발행인의 평"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내 다양한 세력들의 어지러운 입장 변화와 견제 그리고 공격에도 불구하고 전한길 발행인은 앞으로도 언론인으로서 그리고 국민의힘 당원으로서 전당대회 일정에 참여할 것"이라며 "부산·울산·경남과 충청권 일정에도 당연히 따라나설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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