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 북적인 보신탕집 “내후년엔 못 먹는다니”

진휘준 2025. 8. 10.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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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복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창원의 한 보신탕집.

식당은 여느 복날처럼 손님들로 북적였지만 업주는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에서 3대째 이어온 식당을 36년째 운영 중인 권옥례(67)씨는 "76년 전부터 3대째 보신탕집을 이어오고 있는데, 요즘도 여름엔 매일 손님들이 몰리고 복날이 되면 가게 앞에 긴 대기 줄이 생긴다"며 "이렇게 다들 좋아하고, 대대로 내려온 음식을 얼마 후면 못 팔게 된다니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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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부터 식용 개 사육·판매 금지
“전통음식” vs “혐오음식” 논란 여전

말복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창원의 한 보신탕집. 식당은 여느 복날처럼 손님들로 북적였지만 업주는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개식용금지법 시행으로 수십 년 이어온 업종을 곧 접어야 하기 때문이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에서 3대째 이어온 식당을 36년째 운영 중인 권옥례(67)씨는 “76년 전부터 3대째 보신탕집을 이어오고 있는데, 요즘도 여름엔 매일 손님들이 몰리고 복날이 되면 가게 앞에 긴 대기 줄이 생긴다”며 “이렇게 다들 좋아하고, 대대로 내려온 음식을 얼마 후면 못 팔게 된다니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마땅치 않은 업종 변경 지원도 권씨를 답답하게 한다. 그는 “창원에는 이름난 보신탕집들이 여럿 있었는데 ‘혐오음식’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지난 몇 년간 염소탕 등 다른 메뉴로 교체했다”며 “유예기간을 주긴 했지만 무작정 업종을 바꾸라고 하면서 지원이라고 해봤자 간판·내부 물품 교체비용 정도”라고 했다.

말복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한 보신탕집에서 손님이 음식을 먹고 있다./김승권 기자/

정오가 다가오자 손님들이 하나둘 가게 문을 열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단체 예약을 문의하는 전화도 잇따라 걸려 왔다. 식당은 금세 만석이 됐다.

더운 날이면 자주 이곳을 찾는다는 이상우(80)씨는 “여름에 이 음식을 먹으면 힘이 나는 느낌이 들어 주변의 나와 같은 나이 많은 사람들은 자주 찾는다”며 “나름 전통음식인데 명맥을 이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인들과 단체로 방문한 서모(52)씨는 “우리처럼 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얼마 후면 못 먹게 한다는 소식에 불만이 많다”며 “보신이 되는 느낌도 들고 입맛에도 맞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개의 식용 목적 사육·도살 및 유통 종식에 관한 특별법’(개식용금지법)을 시행했다. 법은 2년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두어, 2027년부터 식용 목적의 개 사육과 판매를 전면 금지한다.

개식용금지법은 논의 단계서부터 의견이 첨예하게 나뉘었다. 지난 2023년 11월에 대한육견협회 등 식용견 업계는 법안이 시행되면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 개 200만 마리를 풀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반면, 동물단체들은 개를 ‘반려동물’로 인식하는 사회 분위기와 비위생적인 사육 실태를 이유로 법안 시행을 강력히 지지했다.

김미정 동물공감연대 이사는 “반려 인구가 1500만 명을 넘어선 시점에서 식용 개 판매는 정서적으로 맞지 않는다”며 “사육·유통 과정이 점점 음지화되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형편상 먹었던 것을 전통 음식이라 부르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진휘준 기자 geni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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