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부터 도루 금지 사인 낸 염갈량 “내 불문율, 단 포스트시즌은 예외다”

염경엽 LG 감독은 지난 9일 잠실 한화전에서 3회말 도중 두 팔을 들어 ‘X’자를 그렸다. 누상에 나가있던 1루 주자 박해민은 감독의 마음을 알아챘다. 이미 시즌 40도루를 달성한 박해민은 감독의 신호를 보고 더이상 뛰지 않았다.
염 감독은 10일 경기를 앞두고 그날의 상황에 대해 “내가 감독 1년 차일 때 상대에 대한 배려를 보여주는 야구를 가르쳐준 게 김경문 감독님”이라며 “그래서 내 나름대로의 불문율을 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LG는 3회 이미 6-0으로 앞서고 있었다. 아직 경기 초반이지만 염 감독은 괜히 상대를 자극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스스로 정한 기준이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타격 흐름을 볼 때 기준이 6점”이라며 “우리 팀의 타격의 흐름과, 불펜 카드, 상대가 나올 카드, 그리고 우리가 추가 득점이 가능한지 안 한지 여부를 복합적으로 생각해봤다. 그리고 그 기준대로 경기를 해서 역전패를 당한 적이 한 번도 없다”라고 설명했다.
선수들도 염 감독과 3년째 함께하면서, 그의 생각을 누구보다 잘 안다. 염 감독은 “3년 동안 내가 지킨 불문율이다. 절대 상대를 자극하고 싶었던 생각이 없었다”고 했다.
단, 포스트시즌은 예외다. 염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는 6점을 지고 있더라도 최고의 상황을 만들어야한다”라며 “하지만 페넌트레이스에서는 상대를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카드를 활용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 있었던 에피소드를 하나를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한 팀과 할 때 6회인데다 5점 차였다. 타자들을 향해 빈볼이 날아오더라. 그 때 우리 불펜은 4~5점을 지킬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는데 상대는 지킬 것이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그 때는 상대 감독과 싸우기도 했는데 지금은 잘 풀고 잘 지낸다”라고 전했다.

잠실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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