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안녕한 여름

백효은 2025. 8. 10.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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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효은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지난 한 달여간 최대 관심사는 날씨였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휴대전화 날씨 앱으로 낮 최고 기온부터 확인했다. ‘오늘은 또 얼마나 더울까’. 집 밖을 나서기 전 단단히 마음을 먹어야 했다. 한낮에 야외 취재가 있는 날에는 뜨거운 햇빛과 숨이 턱 막히는 온도가 무섭기까지 했다.

‘입추’가 지나 더위가 조금은 가셨지만 아직 부족하다. 절기에 맞춰 귀신같이 무더위가 가신다는 ‘입추매직’을 기다렸었는데, 이젠 ‘처서매직’을 간절히 기다린다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이전과는 달라져버린 기후를 모두 체감하고 있는 것이다.

예년보다 빠르게 찾아온 무더위는 예사롭지 않았다. 무더운 날씨에 열사병은 노인들에게 치명적이었다. 인천에서도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여럿 발생했다. 하루종일 에어컨을 가동하면서 과열된 실외기, 선풍기 등으로 인한 화재 위험성도 커졌다. 더워진 날씨가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무더운 날씨에 건강을 유의하라’는 말이 인사말로 자연스럽게 나왔다.

지난달 초 러브버그가 계양산 일대에 등장한 것도 이번 여름의 무더위와 무관하지 않다. 더워진 날씨는 곤충이 더 빨리 자라고, 번식이 활발해져 개체 수도 늘어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1~2주의 짧은 생애를 지낸 러브버그가 사라진 자리에는 대벌레 등 다른 외래종이 채우고 있다. 기후변화로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곤충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제가 알기론 인류 역사상 곤충을 박멸한 역사는 없어요.” 국립생물자원관의 박선재 연구관은 러브버그와 같은 대량발생 곤충의 해법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인간의 섣부른 행동이 생태계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 모르기 때문에 무작정 살충제를 살포할 수는 없었다.

이 답변으로 ‘안녕한’ 여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다. 기후위기에 대한 해법으로 무엇을 더 하려고 하기보단, 어떤 행동부터 하지 않을지 고민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백효은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100@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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