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휴가철 쇼핑몰 ‘북적’ vs 영화관 ‘썰렁’
비용 경쟁력 떨어져 관람객 OTT 이용

"비도 오고 집에만 있기 뭐해서 시간 보내려고 왔습니다."
지난 9일 오후 1시께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S백화점. 유모차 등을 끄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발걸음을 재촉했다. 에스컬레이터 앞은 길게 줄이 늘어서 있었고, 매장 곳곳에선 '여름 정기세일' 방송이 끊이지 않았다. 쇼핑백을 든 사람들 사이로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카트 위에 앉은 아이가 아이스크림을 들고 웃고 있었다.
지하 1층 의류 매장 앞에서 만난 주부 김모(38)씨는 "종종 쇼핑하러 오긴 하지만 정기세일과 휴가철이 겹치면서 주말 방문객이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것 같다"며 "휴가를 멀리 못 가는 대신 쇼핑으로 스트레스를 풀러 왔다. 좋은 상품들이 품절되기 전에 빨리 둘러보러 가야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식당가도 인산인해였다. 대기 번호표를 든 사람들은 한참을 복도에 줄서서 기다렸다.

반면 대형 영화관은 정반대 풍경이었다. 같은 날 오후 3시께 한 영화관 매표소 앞은 한산했다. 영화관 앞 카페·팝콘 코너에도 스낵을 사는 손님은 1명뿐이었다.
대학생 이모(24·여)씨는 "예전에는 방학·휴가철이면 영화관이 붐볐는데, 요즘엔 영화표 가격도 너무 비싸다. 영화 한편에 1만 6천원인데 4인가족의 경우 영화표와 팝콘 등을 사다보면 10만원은 훌쩍 넘는다"며 "요즘은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 OTT로 영화 보는 게 더 편해서 잘 안 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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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경제란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원하는 기간만큼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는 비즈니스 모델로, 소비자는 초기 부담 없이 맞춤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기업은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와 효율적인 고객 관리라는 이점을 얻을 수 있는 점이 큰 강점이다.
해당 조사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해본 구독 서비스로는 동영상 스트리밍이 꼽혔다. 동영상 스트리밍은 월정액으로 수천 편의 콘텐츠를 모바일·TV를 통해 쉽게 시청할 수 있는 등의 장점이 높은 이용률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 트렌드는 단순 관람보다 직접 보고 참여하며 즐기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면서 "쇼핑몰은 쇼핑·외식·체험 등이 결합돼 방문 가치가 높지만, 영화관은 여전히 관람 중심이어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박준호 기자 bjh@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