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 경기] 여중 농구부 ‘히든카드’로… 학교체육 부활의 슛 쏜다
경기도교육청 제작 지원
성남 여자 농구 명맥 잇는 ‘분당구미중’ 여자농구부
작년 9월 창단… 폐교 청솔중 선수들 전학
올해 각종 대회 참가, 프로농구 선수 꿈꿔
22일 창단식… 운동 집중 구미P.T짐 갖춰
성남시에는 성남수정초등학교, 청솔중학교, 분당경영고등학교 여자 농구부가 있어 여자 농구를 하는 학생들의 진학길이 마련돼 있었다.
그러나 학생 수 감소로 학부모 설문조사를 거쳐 지난 3월 청솔중의 폐교가 확정됨에 따라 기존 여자 농구부 학생들이 운동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학교 관리자들은 운동부 학생들의 관리에 어려움을 호소하며 운동부 창단이나 운영에 소극적이다. 또다시 도내 학교 운동부가 없어지는 ‘비극적’인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인근 분당구미중학교에서 여자 농구부 운영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고 지난해 9월 구미중 농구부가 창단했다. 이후 청솔중 여자 농구부 학생들이 구미중으로 전학을 왔고 올해 각종 대회에 정상적으로 참가하며 여자 프로 농구선수로서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학교 운동부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공을 들인 분당구미중은 오는 22일 학교 체육관에서 여자 농구부 창단식을 개최한다. 창단식에는 임태희 경기도교육감도 참석할 예정이다. 분당구미중 여자 농구부는 지도교사 1명, 전임 지도자 1명을 비롯해 1학년 5명, 2학년 5명, 3학년 3명으로 이뤄졌다.
분당구미중은 여자 농구부 학생들이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구미 P.T짐’이라는 운동시설도 만들어줬다. 또 농구 연습을 하는 실내체육관에 대한 시설 공사도 진행하며 성남 여자 농구의 ‘명맥’을 이어가기에 여념이 없다.

여자 농구부 창단으로 분당구미중 학생들은 농구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더 활력이 넘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학교 운동부가 갈수록 힘을 잃어가며 사라지는 상황에서 분당구미중의 여자 농구부 창단은 우리나라 ‘엘리트’ 체육의 근간인 학교 체육을 살리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기에 손색이 없다.
■ [인터뷰] 박금순 분당구미중 교장 “학부모들 적극적 호응… 농구부 창단 원동력”
농구 시설 보강에 학생따라 학교 밝아져
지역 여자농구 발전 위해 새체육관 희망

“먼 훗날을 위해서 누군가는 힘들어도 여자 농구부 창단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8일 분당구미중학교에서 만난 박금순(사진) 구미중 교장은 이같이 말하며 여자 농구부를 창단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여자 농구부가 있는 분당경영고등학교에서 근무했던 박 교장은 그 누구보다 성남의 여자 농구부 사정에 대한 이해가 높았다.
박 교장은 “분당경영고 여자 농구부 학생들은 보통 청솔중에서 진학했던 학생들”이라며 “성남의 여자 농구를 위해 이 진학 길을 이어주지 않으면 고등학교로의 연계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박 교장은 성남 여자 농구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굳은 결심을 했지만, 농구부 창단을 위해서는 학교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어야 했다. 초기에는 다소 반발이 있었다.
그는 “초창기에는 여자 농구부 창단을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학부모들과 교직원들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특히 박 교장은 학교를 직접 청소하고 정리하며 학부모들의 신뢰를 얻는 데 주력했다. 그렇게 학교와 학생을 진정으로 위하는 모습을 보이며 학부모에게 신뢰를 얻은 박 교장은 어렵게 말을 꺼냈다. 그는 학부모들에게 “저를 믿을 수 있냐고 물어본 뒤 어떤 어려운 이야기를 해도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청솔중 여자 농구부 아이들을 우리가 좀 받아주면 안 되겠냐고 얘기했고, 학부모들이 적극적으로 호응을 해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학부모들의 지지가 분당구미중 여자 농구부 창단의 원동력이 된 셈이다.
그렇게 지난해 10월 청솔중 여자 농구부 학생들은 분당구미중으로 전학을 왔고 청솔중 폐교로 불안해하던 학생들은 ‘GUMI’ 가 적힌 분당구미중의 유니폼을 입고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박 교장은 여자 농구부 창단으로 학교 분위기가 더 살아났다고 설명한다. 그는 “농구부 학생들이 학생들과 어울리며 너무 잘 지내고 있다”며 “농구 관련 시설을 보강해 주니 학생들이 좋아해 학교 분위기가 더 밝아졌다”고 말했다.
분당구미중 여자 농구부는 아직 창단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벌써 여자 농구부에 합류를 문의하는 전화가 온다. 여자 학생 농구계에서 입소문이 난 것이다.
여자 농구부 학생들을 위한 박 교장의 사랑은 끝이 없다. 현재 학교 본관에 있는 오래된 실내체육관 대신 운동장에 독립적인 실내체육관을 만들어 주고 싶은 것이 박 교장의 마음이다. 그는 “여자 농구부 학생들과 성남시 여자 농구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체육관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 이 기사는 경기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김형욱 기자 u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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