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교량 위 '얌체 주차'···하중 증가·붕괴 위험 우려

윤병집 기자 2025. 8. 10.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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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장교·병영교 등 여러 교량에
승용차·화물차·농기계 등 불법 주차
보행자 시야 가려 사고 위험
다리 하중 증가 구조적 손상 초래
울산 북구 진장교에 불법주정차가 횡행해 보행자들이 차로 한가운데로 걸어가고 있다.

울산 내 하천 등을 가로지르기 위해 설치된 교량 위에 일부 얌체 운전자들의 불법 주·정차가 끊이지 않아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특히 중량 부하로 인한 교량의 수명 단축과 붕괴 위험도도 덩달아 올라가는데, 최근 삼호교가 집중호우로 일부 구간이 내려앉는 등 사고가 있었던 만큼 예방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 캠핑용 캐러밴·경운기·트랙터 등 방치

지난 9일 찾은 울산 북구 진장교와 병영교. 동천을 가로지르는 두 교량 위에는 한가운데 노란색 중앙선이 그려져 있어 차가 다니는 차로임을 짐작케 했으나, 그럼에도 한쪽에는 길게 주차된 차량들이 이어져 있었다. 일반 승용차뿐만 아니라 화물차, 캠핑용 캐러밴, 학원 버스까지 대형차도 눈에 띠었다. 진장교의 경우 반대편 가장자리에 일부 낚시를 즐기는 인원들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보행자들은 교량 한가운데로 지나다닐 수 밖에 없는 상태였다.

뿐만 아니라 시골의 교량은 상태가 더 나쁘다. 시골의 교량은 통행량이 적다 보니 대다수가 차선 표시 없이 보행자와 차량 모두 양방향 통행이 가능한데, 주차된 차량뿐만 아니라 경운기, 트랙터, 비료 포대 등 농사나 어업에 쓰이는 각종 장비가 쌓여 있는 곳이 부지기수다.

이같이 교량 위에 주차를 하거나 지장물을 쌓아놓는 것은 현행법으로 엄연한 불법이다. 보행자나 다른 운전자의 시야를 막아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하중이 정해져 있는 교량 구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도 문제다. 수년째 주차난이 심각한 지역에서 교량 위 불법주정차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교량 훼손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

# 도로교통법상 절대주차금지···최대 2000만원 벌금

도로교통법상 터널 안이나 교량 위, 갓길 등 도로 위험에 따른 안전 장소는 절대주차금지구역으로 지정돼 있으며 최대 2,0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진장교를 건너던 북구 주민 김모(61) 씨는 "예전보다 줄긴 한 게 이정도다. 수년 전만 해도 가장자리 양쪽에 다 주차가 돼 있어 차량 한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공간만 나왔다"라며 "주민들도 만성이 되서 그냥 걸어다니는데, 밤에는 어두워서 위험하긴 하다. 30년 넘은 오래된 다리라 (하중을 버텨내는데) 무리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스럽다"라고 전했다.
울주군의 한 마을의 교량 위에 쌓인 각종 농기구와 차량들의 모습.

# 집중호우로 구 삼호교 붕괴 '반면교사'

이 같은 우려는 지난달 집중호우에 상판 일부가 내려앉은 구 삼호교 사건으로 현실화됐다. 1924년 지어진 오래된 다리지만 차량 없이 보행교로만 활용됐고, 2023년 정밀안전점검에서 C등급을 받은 뒤 지난 5월 보수·보강 공사를 했음에도 갑작스런 폭우를 견디지 못했다.

진장교는 1994년, 병영교는 1985년 준공한 뒤 2022년 정밀안전점검에서 각각 B·C등급을 받았다. B·C등급은 3년에 한 번씩 정밀안전점검 대상이라 올해 점검이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울산의 지자체들이 단속하는 불법 주정차 항목에서 교량 위나 갓길은 '기타'로 분류돼 별도의 단속 통계가 없는 실정이다. 현재 집중단속 대상은 5대 불법주정차 금지구역(횡단보도·버스정류소·소화전 주변·교차로 모퉁이·어린이 보호구역) 외에는 없는 상태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현재 단속 대상 중 별도로 교량 위 불법주정차를 단속하진 않고, 민원에 한 해 현장을 찾아가고 있다"라고 밝혔다.

윤병집 기자 sini20000kr@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