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아트, 도심 속 여름을 물들이다

정유진 기자 2025. 8. 1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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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신세계 ‘Street of Summer’展
콤보·위제트·김홍식 등 대표 작가 참여
그래피티의 저항과 자유, 예술 에너지 선봬
매주 금요일, 디제잉 퍼포먼스로 거리 감성 더해
위제트 作 'Bomb the city'(100×60㎝, acrylic on mdf pannel, Spraypaint, 2024)

저항의 미학에서 쿨함의 상징이 된 스트리트 아트의 진화를 담은 여름 전시가 광주에서 펼쳐진다.

광주신세계갤러리는 개점 30주년을 맞아 스트리트 아트를 주제로 한 여름기획전 'Street of Summer'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거리의 자유로운 감성과 예술적 에너지를 도심 속 갤러리 공간으로 옮겨와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과 문화적 활력을 선사한다.

'스트리트 아트(Street Art)'는 1960년대 후반 뉴욕의 하위문화와 저항의 태도, 불법적 표현에서 비롯된 예술 장르로, 스프레이와 마커로 거리 곳곳에 서명을 남기던 '라이팅(Writing)'에서 시작됐다. 이후 '그래피티(Graffiti)'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거리 환경 속에서 빠르게 완성되는 제약 속에서도 독창적인 캐릭터와 서명을 브랜드화하며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장 미쉘 바스키아, 키스 해링, 뱅크시 등 세계적인 작가들이 이 장르를 미술계 중심으로 끌어올렸고, 오늘날에는 어반 아트(Urban Art)로 확장되며 주류 문화와 제도권 예술, 상업 영역에까지 스며들고 있다.
콤보 作 'COMBO WALL'(Spraypaint on wall, 2024-2025)
이번 전시에는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팀 콤보(COMBO, 골드원·헤그)를 비롯해 조선대학교 출신으로 전주에서 활동 중인 작호(ZAKHO), 수도권에서 활약 중인 김홍식, 모스플라이, 위제트, 제이플로우, 지알원 등 국내 스트리트 아트 작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이들은 각자의 태그네임과 캐릭터, 회화적 언어를 통해 갤러리 공간을 생동감 넘치는 거리로 재구성하며 스트리트 아트의 현재를 보여준다.
김홍식 作 'Revolver Phyton'(112×112㎝, 지본수묵채색, 2020)
특히 김홍식 작가는 한글과 전통문양을 그래피티로 풀어내며, 현대미술과 서브컬처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을 선보인다. 군 제대 후 본격적인 그래피티 작업을 시작한 2006년 제작한 캐릭터 '스트리트 보이'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그의 활동영역은 점차 확대돼 오늘날 현대미술 작가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모스플라이 作 'Serious Boys'(162.2×130.3㎝, Acrylic on canvas, 2024)

모스플라이는 불안 속 낙서에서 탄생한 캐릭터들을 통해 감성적이고 서사적인 화면을 구성한다. 만화가를 꿈꾸던 모스플라이는 디자인학과에 전공 후 4년간 편집디자이너로 활동했지만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꿈을 좇아 퇴사 후 프리랜서 활동을 시작했다. 불안을 떨치기 위해 노트에 남긴 낙서 속에서 태어난 '매두벅', '박존버', '신무학' 세 인물은 작가의 에세이 같기도, 망상 같기도, 기억 같기도 한 화면을 만들어낸다.

위제트는 국내외 힙합 뮤지션과의 협업으로 주목받는 그래피티 아티스트로서 강렬한 색감과 리듬감을 전달한다. 지난 2019년 아시아 그래피티 배틀 WALL LORDS에서 우승하고 3회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TNH lab 위제트월드 팝업, 뮤지엄오프 그래피티 상하이, 파타야 롤링라우드 힙합 페스티벌(2024) 등 다양한 전시와 프로젝트를 통해 작업을 선보였다. 빅뱅, 에스파, NCT, BTS 등 뮤지션과의 협업을 다수 진행하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Zakho 作 '호작도'(84.1×59.4㎝, 나무판넬, 아크릴 물감, 2025)
작호는 대중문화 이미지를 차용한 위트 있는 작업으로 사회적 메시지를 던진다. 그래피티를 기반으로 회화, 디자인 등 시각 예술의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영화, 만화 등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시각적 요소를 차용해 그 속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이나 풍자적 시선을 끼워 넣는다.
제이플로우 作 'PARADE #1'(180×157㎝, Mixed media on canvas, 2024)
제이플로우와 지알원은 브랜드 협업과 전시를 통해 스트리트 아트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제이플로우는 그래피티 작가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브랜드 아트디렉터, 일러스트레이터다. 지난 2001년부터 시작한 그래피티 작업을 기반으로 국내외 행사, 전시는 물론 나이키, 에르메스, 포드, 비비고 등 다수의 브랜드와의 협업해 왔다. 지알원은 세종문화회관, 장욱진미술관, OCI미술관, 서울대학교 미술관, 소마미술관 등에서 개최된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며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알원 作 'Seoulscape_홍대_12'(130×194㎝, Acrylic and spraypaint on canvas, 2020)

전시 기간 동안 매주 금요일에는 갤러리 내부에서 디제잉 퍼포먼스가 진행돼 거리 문화의 리듬과 여름밤의 분위기를 더한다.

거리 예술의 미학과 그 진화를 조명하며 지역 기반 작가들과 함께 새로운 문화적 흐름을 만들어갈 이번 전시는 무더운 여름, 도심 속에서 새로운 감각과 활력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