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Ie 5.0 기반 국산 AI 서버 ‘클라이맥스-408’ 공개로 주목 “칩 작동 환경 육성 인식 공유… AI 서버 국산화 가장 시급해”
이동학 코코링크 대표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코링크 사무실에서 ‘AI 서버 국산화’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국내 AI 인프라 생태계 발전에 의미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순원 기자]
이동학 코코링크 대표
“국산 인공지능(AI) 칩이 실질적인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이를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 국산 AI 서버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국산 AI 서버를 통해 한국의 AI 인프라 독립을 지원하고 싶습니다.”
이동학(사진) 코코링크 대표가 디지털타임스와의 인터뷰 첫 일성으로 강조한 메시지는 ‘AI 인프라 독립’이었다. AI 인프라의 핵심 요소인 고성능 서버를 순수 국산 기술로 설계하고 제조하는 국내 유일 기업을 이끄는 경영자로서의 경영 목표가 이 한마디에 녹아 있었다.
이 대표는 인터뷰 중 “AI 서버를 왜 꼭 외산 중심 슈퍼컴퓨팅 구조에 의존해야 하나”는 질문을 반복했다. 그의 표정에는 단순한 수입 대체를 넘어, 고성능 AI 서버까지 국산 기술로 충분히 구현할 수 있다는 확신이 가득차 있었다. 동시에 오랫동안 외산 중심의 슈퍼컴퓨팅 구조에 의존해온 국내 AI 인프라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도 엿보였다.
코코링크는 2008년부터 고성능 연산 서버와 PCI 익스프레스(PCIe) 기반 스위칭 기술을 개발해온 국내 컴퓨팅 전문 기업이다. PCB 회로 설계부터 시스템 제조, 연산 최적화까지 자체 수행 가능한 일관된 기술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국형 AI인 ‘소버린 AI’ 실현을 위한 국산 AI 인프라 플랫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코링크는 지난 6월 PCIe 5.0 기반 국산 AI 서버 ‘클라이맥스-408(Klimax-408)’을 공개해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PCIe 5.0은 데이터 전송 속도를 기존 4.0 대비 두 배 이상 향상시킨 고속 인터페이스로, 초당 수십 테라바이트(TB)급 연산 처리를 요구하는 AI 모델에 적합한 플랫폼이다.
코코링크는 이 서버의 설계부터 제작에 이르는 전 과정을 국내 기술로 완성했다. 업계에선 “이 정도면 굳이 외산 서버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 대표는 “2008년부터 고성능 컴퓨팅 분야 연구 역량을 쌓아왔는데, 이전까지는 기술이 있어도 쓰임새가 크지 않았다”며 “그러나 AI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그동안 준비해온 기술들이 제 역할을 하게 됐고, 새로운 기회도 찾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부가가치는 단순 조립이 아니라 설계부터 제작, 검증까지 모든 과정을 내재화할 때 비로소 생긴다”며 “코코링크가 추구하는 진짜 국산화는 바로 이런 실전 경쟁력을 갖추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러한 메시지는 정부의 AI 투자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3월 AI 산업에 10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약했다. 여기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의존해온 기존 인프라 구조를 넘어서, 국산 NPU 중심의 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방향성이 담겨 있다.
NPU는 GPU에 비해 전력 효율이 뛰어나고, 추론형 AI 분야에서 높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아직 실질적인 생태계가 부족해, 국내에서 NPU를 개발한 기업들도 서버 업체로 외국계 기업인 슈퍼마이크로나 델과 손잡아야 하는 실정이다.
이 대표는 “이런 구조 자체가 사실상 기술 종속”이라며 “현재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들은 칩 테스트 중 사소한 문제만 발생해도 해외 서버 업체에 사후서비스(AS)를 요청해야 하고, 처리까지 3~4개월 이상 걸리는 경우가 허다한데 국산 AI 서버가 있으면 이런 상황에서도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지고, 개발 주기도 훨씬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과거에는 팹리스 기업들이 NPU를 만들고도 테스트 환경이 없어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코코링크의 플랫폼이 있다면 단순 검증을 넘어, 최적화 단계까지 국내에서 진행할 수 있게 될 뿐 아니라 국내 기업 간 시너지가 실제 제품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코링크의 기술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국책과제를 통해 뒷받침됐다. 이 회사가 6월 선보인 클라이맥스-408은 정부 국책 사업을 통해 개발된 AI 서버로, 공공기관·연구소 등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정부도 이제는 단순히 칩을 개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칩이 실제로 작동하는 환경 전체를 육성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며 “AI 서버 국산화는 그 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코코링크는 차세대 AI 서버 제품인 ‘클라이맥스-720’ 모델도 개발을 완료했다. 이 대표는 “튜닝 작업만 마치면 8월 중에도 출시할 수 있다”며 “하반기 안에 미국 현지에서 제품 홍보 활동을 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메모리반도체 대기업도 과거 고성능 컴퓨터 서버 사업을 시도했던 적이 있지만 지금은 서버 시장이 지나치게 세분화 돼 대기업이 모든 영역을 직접 수행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이런 틈새 분야를 맡아 국내 AI 인프라 생태계 발전에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