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괴롭히더니, 이번에는 그 아들까지 괴롭혔다… 대를 이은 악연? 괜히 전설이 아니다

김태우 기자 2025. 8. 1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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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한 기량으로 메이저리그의 전설다운 자존심을 이어 가고 있는 클레이튼 커쇼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토론토의 간판 타자이자 리그에서 가장 비싼 타자 중 하나인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는 9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경기에서 첫 타석부터 분통을 터뜨렸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스트라이크가 아니었지만, 콜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날 상대 선발은 메이저리그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실시되는 베테랑 클레이튼 커쇼(37·LA 다저스)였다. 1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커쇼와 만난 게레로 주니어는 2B-2S에서 5구째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지켜봤다. 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주심은 스트라이크 판정을 했고, 루킹 삼진이 선언됐다.

게레로 주니어는 심판에게 꽤 강하게 어필을 했지만 판정을 뒤바꿀 수는 없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의 게임데이나, 방송사 스트라이크존 모두 낮은 쪽 코스에 들어온 슬라이더임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게레로 주니어는 팀이 1-0으로 앞선 3회 1사 1루 상황에서 다시 커쇼를 상대했지만 이번에도 슬라이더에 당했다. 2S로 카운트가 몰린 상황에서 3구째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냈지만 허공을 갈랐다. 6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선두타자로 나와 볼넷을 고르며 출루에 성공했지만 시원한 안타를 치지는 못했다.

▲ 2009년 당시 아버지 게레로를 상대했던 커쇼는, 16년이 지난 지금 아들 게레로를 상대하고 있다

커쇼와 맥스 슈어저, 동반 3000탈삼진 달성자들의 맞대결로 큰 관심을 모았던 이날 경기에서 커쇼는 6이닝 동안 7개의 안타를 맞기는 했으나 노련하게 경기 운영을 하며 1실점으로 막고 팀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6번째 승리를 거둠과 동시에 시즌 평균자책점도 3.14로 낮췄다. 올해 부상으로 시즌 출발이 늦었지만 복귀 후 여전한 클래스를 자랑하고 있는 커쇼다. 근래 들어 매년 부상에 시달리고 있지만 건재한 클래스다.

한 가지 재밌는 것은 커쇼가 게레로 주니어의 아버지를 상대한 적도 있다는 것이다. 게레로 주니어의 아버지는 당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타자 중 하나였던 ‘괴수’ 블라디미르 게레로다. 게레로는 애너하임 소속이었던 2004년 리그 MVP를 차지하는 등 메이저리그 통산 2147경기에서 타율 0.318, 449홈런, 149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31을 기록한 공포의 대상이었다.

커쇼는 경력 초창기였던 2009년 6월 22일 게레로와 맞대결을 했었다. 커쇼는 당시 게레로를 상대로 3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며 완승을 거뒀다. 당시 땅볼 두 개와 우익수 뜬공 하나를 유도했다.

그런데 무려 1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선수 생활을 하고 있고, 이제는 그 아들과 상대하며 여전히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커쇼는 게레로 주니어와 맞대결에서는 지금까지 강한 면모가 아니었으나 9일 경기에서 판정승하며 대를 이어 게레로 가문을 괴롭혔다.

▲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실시되는 전설적인 투수 클레이튼 커쇼

부자가 메이저리그에서 모두 뛰는 것도 사실 흔한 일은 아니다. 그리고 당연히 활동 시간의 시차가 꽤 크기 마련이다. 게레로가 아들을 일찍 본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아버지와 아들을 모두 상대해 본 투수는 많지 않다. 커쇼는 그 몇 안 되는 선수다. 커쇼의 위대함을 다른 측면에서 조명할 수 있는 대목이다.

커쇼는 2008년 LA 다저스에서 데뷔해 올해까지 빅리그 통산 18시즌을 뛰었다. 총 446경기, 이중 443경기를 선발로 나가 218승96패 평균자책점 2.52의 기록적인 성적을 남겼다. 2814⅓이닝을 던졌고, 이미 3000탈삼진 고지를 넘어섰다. 200승에 3000탈삼진, 그리고 통산 2점대라는 평균자책점까지 벨트에 두르고 있다. 명예의 전당 입성은 확실시되고, 만장일치가 가능하냐는 이슈만 있을 뿐이다.

커쇼와 게레로 주니어의 맞대결이 더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커쇼는 근래 들어 부상이 잦고, 그래서 매년 1년 계약만 하고 있다. 계약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선수가 “이제는 끝낼 때”라고 느끼는 시점에 언제든지 은퇴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시점은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커쇼가 여전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는 지금처럼 정상에 있을 때 은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추후 커쇼의 행보 또한 흥미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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