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폰 이라더니…소비자만 혼란 가중
상담 단계에서 카드 사용 등 제시
“政·통신사 협력…문구 정확히 표기”

지난 7월 22일,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10년 만에 폐지됐다.
정부는 시장 자율 경쟁을 통한 소비자 혜택 확대를 기대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소비자와 판매점 모두 혼란을 겪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단통법 폐지 공짜폰', '지원금 제일 많음' 같은 광고가 넘쳐나면서 소비자들은 오히려 정확한 판단이 어려워졌다.
수원시 팔달구에 휴대폰 판매점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단통법 폐지 이후 손님은 늘었지만, 웃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갤럭시 25를 개통하면 기기값이 공짜고, 차비까지 챙겨준다는 기사를 보고 손님이 몰렸다. 하지만 저희 가게는 그 가격을 맞출수가 없다. 단가가 안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원금 구조는 예전과 다를 게 없는데, 단통법이 폐지되면서 소비자 기대만 커졌다"고 말했다.
통신사에서 내려오는 공시지원금과 별개로 각 판매점은 자체 인센티브와 리베이트 구조에 따라 가격을 책정한다.

수도권 대형 판매장에서 근무했던 업계 종사자는 "지원금이 올라가면서 단가가 좋아진 모델도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공급자 기준"이라며 "공짜라고 소개되고 있는 핸드폰 기종 광고는 대부분 조건부"라고 설명했다.
이어 "판매점마다 수익 구조가 다르고, 똑같은 기종이라도 남는 돈은 천차만별이다"고 말했다.
단통법 폐지로 시장의 자율성과 경쟁을 기대했던 정부의 목표는 오히려 '광고 과열'과 '과도한 조건부' 혜택으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화성시 동탄에서 근무하고 있는 업계 종사자는 "통신사 유통 채널은 광고가 전부가 아니다. 지금은 손님을 끌기 위한 '가짜 공짜폰' 전쟁에 가까운 상황이라"며 "오히려 단통법 폐지 이전보다 더 혼란스럽다"고 비판했다.
실제 일부 매장에선 '공짜폰'을 미끼로 손님을 유도한 뒤, 상담 단계에서 '제휴 카드 사용', '카드 실적 30만원', '고가 요금제 6개월' 유지 등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휴대폰 구매를 고려 중인 시민 B씨는 "최신 모델이 공짜폰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상담해 보니 공짜는 맞지만, 사실과는 달랐다"고 말했다.
이어 "왜 공짜라고 적어 놓은 건지 모르겠다"며 이럴 거면 자급제를 사는 게 낫다"고 말했다.
김병희 서원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가격이나 혜택을 과장해 소비자에게 유리한 조건인 것처럼 꾸미는 행위는 기만 광고에 해당한다"며 "정부와 통신사가 협력해 광고 문구와 조건 표기를 명확히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강력히 제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준희 기자 wsx3025@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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