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영종국제도시 '조정과 균형' 전략 절실하다
세계 3위 국제공항을 품은 '영종국제도시'가 화려한 이면에 숨겨진 그늘에서 좀처럼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개항에 이어 영종도가 송도, 청라와 함께 인천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지도 20여 년이 흘렀다. 공항 개항 당시 인구 5만 명의 영종도가 이제는 첨단복합항공산업 등이 들어선 13만 명의 신흥 도시로 성장했다.
하지만, 영종도에는 대형사고나 응급환자 발생 시 즉각 대응할 종합병원이 단 한 곳도 없다. 주민 13만 명, 연간 공항 이용객 7000만 명(2024년 기준), 공항 상주 인원 8만5000명이 생명권과 건강권을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교통과 교육환경, 도로 개설 등 생활 인프라도 나아지질 않고 있다.
올해 말 제3연륙교(영종∼청라) 개통 후에도 버스 노선 신설 지연으로 대중교통 이용이 당분간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육지와 연결되는 철도 교통은 공항철도가 유일하다. 그러나 수도권 전철과의 통합환승제 적용이 안 된다. 서울은 물론 인천에서조차 공항을 오려면 공항철도 구간에서 추가 요금을 내야만 한다. 세계적인 공항을 품고도 '공항 배후도시'라는 수식어 뒤에 숨은 현실은 여전히 미완의 도시로 남아 있다.
영종도 발전의 걸림돌로는 관할 중구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간 행정 이원화가 주범으로 지목된다. 종합병원을 건립할 수 있는 의료시설 용지와 병원 개설 문제는 인천경제청 담당이다. 도로 개설이나 교통 체계 개편 등 주민과 밀접한 생활 인프라와 관련한 대부분도 인천경제청이 관장한다.
경제자유구역법에 따라 건축인허가를 비롯한 24개 분야의 기초자치단체 고유업무는 경제청이 맡고, 각종 민원만 중구에서 처리하는 이원화로 주민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보고 있다. 경제청은 설립 목적에 맞게 투자유치 등에 집중하고, 주민 관련 행정업무는 관할 중구에 넘겨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인프라 확충, 병원 유치 등은 정책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말뿐인 '대한민국의 관문'이 아닌 국제도시의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정부와 인천시, 정치권이 지대한 관심을 두고 지원해야 한다. 화려한 계획보다는 실질적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조정과 균형의 도시 전략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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