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 포스코이앤씨 직원·가족 불안감 알고 있나

경북일보 2025. 8. 1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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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이앤씨가 잇단 근로자 사망 사고 발생으로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포스코이앤씨의 산재 사고와 관련해 대통령의 공개 질타에 이어 공공입찰 금지, 건설면허 취소 검토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뿐 아니다. 지난 주말에는 구체적인 회사 이름까지 거론되며 포스코이앤씨 매각설이 돌았다.

본사를 두고 있는 경북 포항에서는 온갖 루머가 돌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체설이 나오는 '포스코 회장에 대한 압력성'이라거나 '광주시와의 2100억 원대 가연성폐기물연료화시설(SRF) 소송 관련설', '특정 지역 업체 밀어주기 가덕도공항 컨소시엄 배제' 등 한두 가지 설이 아니다.

이 같은 소문에 임직원 가족뿐 아니라 지역사회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포스코이앤씨 가족을 만나면 인사가 "회사 걱정 많이 되겠다"이다. 1982년 설립된 포스코이앤씨는 매출 9조4687억 원(2024년 말 기준), 국내 도급 순위 7위의 대형 건설사다. 임직원만 5897명, 하청 업체 종사자와 가족까지 합치면 수만 명에 이른다. 이번 사태의 향배에 이들의 생계가 달려 있다.

산업재해의 반복과 구조적 안전 불감증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엄정한 책임 추궁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정부는 안전관리 인력 확충, 위험 공정의 외주 제한, 실시간 안전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등 실질 대책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하지만 최고 수위의 면허 취소는 단순히 기업의 경영진을 겨냥한 처벌이 아니라 수많은 근로자와 가족의 생존권을 송두리째 흔드는 조치다. 1997년 성수대교 붕괴로 동아건설 면허가 취소됐을 때 산업 전반이 겪은 혼란과 후유증은 지금도 교훈으로 남아 있다.

이미 신용평가사들은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평판 리스크 확대를 경고했다. 회사채 시장에서는 거래가 급감했고 수주 경쟁력 약화와 원가 부담 증대가 예고되고 있다. 이는 곧 고용 불안, 협력사 위기, 지역경제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 '산재 없는 사회'를 만들자는 목표가 '대규모 실직 사태'를 불러서는 안 된다. 정부는 포스코이앤씨 임직원과 가족, 본사가 있는 포항 지역사회의 불안감을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 엄벌주의를 앞세워 설립된 지 40년이 넘는 기업의 뿌리를 송두리째 흔들어 무너뜨리는 교각살우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