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냐 공생이냐… 인천 계양구 ‘사설 고양이 급식소’ 갑론을박

노선우 2025. 8. 1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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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내 쓰레기·악취 피해 민원 지속
3곳 중 2곳에 철거 계고장 부착하자
폭염 속 철거 몰살 위험 있다 며 반대
전문가 "동물복지·민원 최소화 위해
양측 의견 수렴 소통의 장 마련돼야"
구 "급식소 1곳만 운영 등 대책 검토"
▲ 인천 계양구 동양동에 소재한 인천동양근린공원에 마련된 사설 고양이 급식소. 사진=노선우 기자

인천 계양구의 한 공원 내에 마련된 '고양이 급식소'를 두고 지역 주민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개인들이 인천동양근린공원(계양구 동양동 588)에 길고양이를 위해 설치한 급식소 총 3곳 중 2곳에 계양구청의 '철거 안내 계고장'이 최근 부착되자, 이에 대한 찬반 목소리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8일 중부일보가 찾은 이 공원에는 급식소 외에도, 곳곳에 사료나 물이 담긴 그릇들이 놓여 있었다.

급식소에 부착된 계고장은 해당 급식소가 불법적인 공원 점유 행위임을 알리며, 오는 13일까지 자진 철거할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 인천 계양구 동양동에 소재한 인천동양근린공원에 마련된 사설 고양이 급식소. 사진=노선우 기자

공원을 찾은 60대 한 여성은 "몇 안 되던 급식소가 점점 늘어나더니 공원이 너무 지저분해졌다"며 "비가 오면 쓰레기나 분뇨 때문에 악취도 심각하다"고 했다.

다른 주민도 "길고양이가 몰리면 쓰레기도 훼손하고 늦은 밤까지 서로 싸우면서 소음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공원과 인접한 인천동양중학교 담벼락엔 고양이 분뇨로 인해 학생들의 위생이 우려된다며, 급식을 자제해달라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기도 했다.
▲ 지난 8일 인천 계양구 동양동에 소재한 인천동양근린공원 인근 인천동양중학교 담벼락에 고양이 급식 자제를 요구하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노선우 기자

반면 반려견과 함께 공원을 찾은 양모(73•여) 씨는 "더운 날씨에 누구라도 안 챙겨주면, 길고양이는 다 죽으라는 소리"라며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곳 급식소를 10년째 관리하고 있다는 한 주민은 "고양이를 싫어하는 누군가에겐 불편할 수 있지만 밥을 주든 안 주든 영역 동물인 고양이들은 이곳에서 살아간다"며 "생명들이 기왕이면 잘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사비와 체력을 쏟아 급식소를 관리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현재 인천 남동ㆍ부평ㆍ연수구는 지역 내 주요 장소를 지정해 급식소와 사료 그릇을 설치하고 지정된 자원봉사자들이 청소 및 관리를 하는 '공공급식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부평구가 공공급식소가 마련된 부영공원 이용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3%가 급식소 운영을 긍정 평가하기도 했다.
▲ 지난 8일 인천 계양구 동양동에 소재한 인천동양근린공원 내 사설 고양이 급식소에 자진 철거를 요구하는 계고장이 부착돼 있다. 사진=노선우 기자

동물 전문가들은 급식소의 철거 여부보다 그것의 기능과 목적에 초점을 맞춰 토론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진경 동물행동권 카라 대표는 "길고양이는 어디에나 있고, 급식소가 없으면 누군가 몰래 밥을 줄 것"이라며 "동물복지를 실현하고, 동물을 싫어하는 이들의 불편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소통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계양구는 현재 주민의 의견을 바탕으로 절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 관계자는 "급식소를 불편해하는 민원이 접수돼 철거 등 관련 조치는 불가피하다"면서도 "강제적인 방식보다는 급식소를 1곳으로 줄이는 등의 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노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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