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메모] 죽어나가는 사회

지난 5일 광명시 광명~서울고속도로 연장공사 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감전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 작업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올해만 4건에 달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시흥 SPC삼립 공장을 방문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최고를 자랑하는 산재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의 단초를 마련해 보면 좋겠다"고 강조한 지 열흘 만에 산업재해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2022년 1월 신설된 중대재해처벌법이 4년 차를 맞이했지만, 고질적인 산업재해에 맥을 못 추리는 실정이다.
경기도 산업재해 사망자 현황을 살펴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도내 산업재해로 인해 사망한 노동자는 2021년 221명이었다. 이후 중대재해처벌법을 도입한 첫 해인 2022년 256명으로 증가했다. 이듬해인 2023년에는 222명으로 감소세를 그렸지만 다시 지난해 242명으로 늘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망사고 발생 시 사업주에 대한 처벌을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으로 규정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마저도 과하다며 처벌 완화를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경기도는 중앙정부가 쥐고 있는 근로감독권을 공유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정부·전문가·노동계 등 의견이 분분하다.
물론 산업재해를 없앤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하지만 자연재해보다는 예방할 여지가 충분하다. 극단적으로 보면 기업이 근로자의 목숨을 끊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더 이상 이웃이 일터에서 죽어나가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어서는 안 된다. 모두가 근로자에, 산업재해에 관심을 가지고 먼저 나서서 더 큰 목소리로 약자를 대변해야 할 때다.
이지은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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