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범도 이렇게는 안한다” 尹 반발, 특검 “尹은 중범죄자”[윤호의 특검뭐하지]
尹측 “이미 구금된 피의자에 대한 물리력 행사 이해안돼”
![윤석열 전 대통령 [연합]](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10/ned/20250810164617749gflm.png)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체포기한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7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물리력을 동원했으나 집행에 실패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10여명이 윤 전 대통령의 팔다리를 붙잡고 들어올렸다. 책임을 묻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특검팀은 “법원이 적법하게 발부한 영장을 토대로 적법하게 집행했다”고 반박하는 등 신경전이 격화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에 따르면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을 서울구치소 출정과장 방에 불러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다. 서울구치소 CRPT(교정시설 기동순찰팀) 요원을 포함한 교도관 10여명이 달라붙어 의자에 앉아있는 윤 전 대통령의 양쪽 팔을 끼고 다리를 붙잡아 그대로 들어서 차에 탑승시키려 했다고 한다.
변호인단은 “완강하게 거부하니까 다시 한번 의자 자체를 들고 그 의자에 앉은 대통령을 같이 들어서 옮기려 했다”며 “그 과정에서 의자가 뒤로 확 빠졌고, 윤 전 대통령이 땅바닥에 떨어지는 사태도 발생했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후 허리와 팔의 통증을 호소했고, 교도관에게 진료를 요청해 의무실도 찾았다. 윤 대통령측 송진호 변호사는 “사람을 케이지(cage·우리) 안에 가둬놓고 이 특검이 와서 때리고 저 특검이 와서 때린다”며 “전직 대통령인데 선은 넘지 말아야 한다. 일반 수용자와 잡범에게도 이렇게 하는 건 처음 봤다”고 주장했다.
일반적인 범죄자가 도주나 저항을 하고 있을 경우 물리력을 포함한 강제집행은 당연히 허용된다. 상대의 몸을 제압해 수갑을 채우는 것이 대표적이다.
다만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미 구속수감된 피고인이 진술거부 의사를 명확히 밝힌 상태에서 물리력을 사용해 조사실에 앉히려다 부상까지 입힌 상황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는 사라졌기 때문이다. 변호인단은 “구속된 피의자를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팔다리를 들어서 끌어내려고 하는 시도 자체가 우리나라 건국 이래 역사상 처음”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특검팀은 “집행과 관련해 법원이 적법하게 발부한 영장을 피의자 수감 상황까지 고려해서 집행한 상황이다. 적법하게 집행했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 측 반발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특검팀은 “중범죄자에게 체포영장을 집행할 때 꼭 필요한 경우 물리력 행사가 제한된다는 얘기는 성립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 측이 ‘구속된 사람을 강제 인치(데려다 놓는 것)하려는 가혹행위’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구치소 출정과장 방에 가면 변호사를 만나게 해주겠다고 거짓말을 하고 차에 태우려 했다’는 얘기에 대해서도 “사정이 좀 다른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이 변호인을 만난 장소가) 변호인 접견 장소가 아니었다”며 “일부 피의자의 편의를 봐준 측면이 있는데 그렇게 얘기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양측은 진술거부권 행사 이전 조사실 인치에 대해서도 첨예하게 대립한다. 특검은 “헌법에 보장된 묵비권 행사는 조사실에 와서 하라”는 입장인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사지를 끌어내 조사실에 간들 묵비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는데도 강행하는 것은 무리수”라고 비판한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피의자에게도 인권이 있지 않나. 무죄 추정의 원칙에 의해서 아직 무죄”라며 “진술 거부권을 확실하게 의사표시한 피의자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해 강제력을 동원해서 데려간다면, 그것은 강요죄에 해당되고 형법상 가혹 행위에도 해당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서울구치소장도 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고 했다.
김현우 서울구치소장은 더불어민주당 ‘3대 특검 종합대응 특별위원회’가 지난달 31일 구치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의 경우) 교도관이 물리력을 행사하는 기준이나 법적 절차에 해당하는 사항이 없다”며 “교도소 안전이나 질서유지, 수용자 생명 보호나 자해 방지 등 사고에 대응하기 위한 경우에만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게 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윤 전 대통령처럼 구인을 거부하는 재소자가 많다고 밝히며 “(그런 상황에서는) 불출석 사유를 받아 법원이나 검찰에 통보해 주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저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진술을 거부할 수밖에 없는 또다른 중대한 사유가 있다고 한다. 특검 조사에 임했을 때 진술한 사실이 조서에 그대로 담기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변호인단은 “당시 이를 수정하느라 조서 검토 시간이 엄청나게 걸린 것”이라며 “최대한 수정했지만, 최종본도 완벽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특검팀은 “만약 이번에 집행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다른 일반 피의자들이 순순히 체포영장 집행에 응할까 하는 걱정도 있다”며 “2017년 박근혜 국정농단 특검 때 수사팀장이었던 윤 전 대통령이 최순실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로 구인했다. 윤 전 대통령이 어떻게 수사했는지 잘 알고 똑같이 적용하려는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진술 의지가 없는 윤 전 대통령을 무리하게 조사실에 앉히려 한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정식 기소하는 피의자에 대해선 피의자 신문 절차를 거치는 게 원칙”이라고 반박했다. 이전 집행당시 윤 전 대통령이 속옷만 입고 있는 상황을 법적 근거 없이 촬영했다는 변호인단 측 주장에 대해선 체포 과정의 위법성 시비를 막으려는 목적이라고 윤 전 대통령에게 사전 설명했다고 맞섰다.
변호인단은 “윤 전 대통령이 검사시절 최순실씨를 강제 구인한 케이스를 설명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당시에는 물리력 행사가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교도관의 설득을 1차적으로 거부한 최씨에 대해 당시 수사팀장이었던 윤 전 대통령까지 나서 장시간 면담 끝에 최씨가 자발적으로 응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다시 발부받아 재차 구인을 시도할지, 아니면 대면조사 없이 재판에 넘길지 갈림길에 섰다.
문홍주 특검보는 정례 브리핑에서 “체포영장 효력은 전날 끝나서 필요하면 다시 청구해야 하는 문제가 남았다”며 “여러 가지 논점들이 나와 두루 살펴보면서 다시 청구할 건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가 체포영장 청구 없이 재판에 넘기는 방안도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로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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