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캄보디아 휴전 합의 이틀 만에 ‘지뢰 사고’···위태로운 ‘평화’
태국 측 “캄보디아가 휴전 협정 어겨” 비난
캄보디아는 “근거 없는 비난, 신뢰에 악영향”

영유권 문제로 교전을 벌인 태국과 캄보디아가 미국과 말레이시아의 중재로 가까스로 휴전을 합의한 지 이틀 만에 태국군 병사 3명이 양국 국경 지역에서 지뢰를 밟고 다쳤다. 캄보디아가 지뢰를 새로 매설했는지를 두고 양국이 논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휴전 유지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태국군은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동부 시사켓주 국경 철조망 인근을 순찰 중이던 자국 병사 3명이 지뢰를 밟고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병사 한 명은 왼발을 잃는 중상을 입었고 두 명은 경상을 입었다.
태국군은 이번 지뢰 사고를 두고 캄보디아가 휴전 협정을 어긴 증거라며 비난했다. 국경에 무기를 숨겨두고 태국을 향해 공격했다는 것이다. 또 캄보디아가 대인 지뢰 사용을 금지하는 국제 협약인 오타와 협약을 위반했다고 덧붙였다.
태국 외교부도 “(캄보디아의) 새 지뢰 매설은 국제법을 노골적으로 위반한다”며 이번 사건을 포함하면 최근 한 달 내에만 국경 지역에서 지뢰가 세 번 폭발했다고 주장했다.
캄보디아 정부 산하 ‘캄보디아 지뢰 행동 및 피해자 지원국’(CMAA)은 “우리는 새로운 지뢰를 설치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설치하지 않을 것”이라며 태국의 주장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근거 없는 비난은 정전협정을 위한 양국의 협력을 망치고, 가장 결정적인 시기에 서로의 신뢰를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번에 태국 병사가 밟은 지뢰는 1970년대부터 수십년간 캄보디아에서 벌어진 내전과 전쟁 중 심겨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캄보디아 정부는 그간 자국에서 100만기가 넘는 지뢰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지난 7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특별 일반 국경 회담’(GBC)을 진행하고 휴전에 합의했다. 양국은 무기 사용·도발 행위 중단과 국경 군사력 증강 자제, 포로 교환 등 13가지 조항에 동의했다. 합의에는 아세안이 국경 지역에 감시단을 파견해 휴전이 이행되고 있는지 살필 것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이번 지뢰 폭발 사건으로 양국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윈타이 수바리 태국군 대변인은 이날 이 사건이 “휴전 이행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 대한 중대한 장애물”이라며 휴전 협정이 완전히 이행될 때까지 자국에 억류된 캄보디아 군인 18명을 풀어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십년간 이어져온 양국의 영유권 문제는 지난 5월 태국 북동부 국경에서 캄보디아 군인 1명이 총에 맞아 사망한 이후 또다시 불거졌다. 두 나라는 지난달 24일부터 일주일 간 전투기와 중화기를 동원해 교전을 벌이기까지 했다. 이에 최소 35명이 사망하고 200명 이상이 다쳤다.
양국은 휴전 협상 도중에도 태국군의 훈 센 상원의장(전 총리) 암살 시도를 두고도 진실 공방을 벌였다. 앞서 캄보디아 당국은 해외 정보당국 보고서를 인용해 태국군이 훈 센 의장과 훈 마네트 총리 부자를 암살하기 위한 훈련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태국은 이를 “허위 선전”이라며 일축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8061800001
https://www.khan.co.kr/article/202508081712001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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