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 안 하고, 자녀 더 많이 두려고 해…과학이 밝혀낸 '사이코패스'의 얼굴

김다정 2025. 8. 10.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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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는 타인의 감정을 공감하지 못하고 충동적이며 죄책감 없이 행동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을 의미한다. 주로 범죄자들을 연상하기 쉽지만 일반 사람들 사이에서도 존재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이코패스(Psychopath)'라는 단어는 보통 흉악 범죄나 영화 속 악인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최신 연구에 따르면 사이코패스 성향은 극단적인 범죄자에게만 나타나지 않는다. 일반인에게도 정도의 차이를 보이며 스펙트럼처럼 존재한다.

사이코패스 성향은 연애 방식, 학습 습관, 심지어 화장하는 습관과 같은 우리 삶의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드러날 수 있다. 7일(현지 시간) 미국의 심리학·신경과학 전문 매체 사이포스트(PsyPost)는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해 일상에서 사이코패스 성향이 어떻게 발현되는지 집중 조명했다.

국제 학술지 《성행동 기록보관소(Archives of Sexual Behavior)》에 실린 한 연구는 브라질 여성 1410명을 대상으로 사이코패스 성향과 화장 습관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사이코패스 성향이 강한 여성일수록 화장을 하는 빈도가 눈에 띄게 낮았으며, 데이트나 업무와 같은 중요한 사회적 상황에서도 자신의 화장 습관을 거의 바꾸지 않는 일관성을 보였다.

반면, 일반 여성은 평소에도 화장을 더 자주 했으며, 특히 데이트와 같은 중요한 상황에서는 화장에 더 신경을 쓰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사이코패스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 사회적 시선이나 타인의 평가에 크게 개의치 않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는 충동성, 낮은 공감 능력, 사회 규범 무시와 같은 사이코패스의 핵심적인 특성과 정확히 들어맞는 부분이다.

사이코패스는 고통을 통한 학습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 심리학(Communications Psychology)》에 발표된 연구가 이를 뒷받침한다. 연구팀이 전기 충격과 같은 불쾌한 자극을 주며 학습 과제를 진행한 결과,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은 참가자들은 고통을 겪고도 문제 행동을 개선하지 않고 금세 이전의 방식으로 되돌아갔다.

연구진은 이 현상을 '신념 재설정(belief resetting)'이라 명명하며, 사이코패스 성향이 강한 사람의 뇌가 처벌이나 고통을 교훈으로 삼지 못하는 원인을 설명한다고 밝혔다. 이들의 뇌는 고통스러운 경험에서 배우지 못해 위험한 행동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사이코패스적 특성은 타인의 감정을 인식하는 능력에도 영향을 미쳤다. 《생물심리학(Biological Psychology)》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사이코패스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인 '대인관계적 냉혹함(Meanness)'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타인의 얼굴에 나타난 두려움, 분노, 행복과 같은 감정을 마주했을 때 뇌의 반응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뇌파(EEG) 측정 결과, 이들은 감정적인 얼굴 표정을 인지하는 가장 초기 단계의 신경 반응부터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타인의 감정에 대한 둔감함이 뇌의 기본적인 정보처리 과정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결국 이러한 신경학적 차이가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이들이 정서적으로 냉담하고 타인에게 무관심하게 되는 근본적인 원인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중개 정신의학(Translational Psychiatry)》에 발표된 또 다른 연구는 사이코패스의 세부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학습 결함이 나타난다고 보고했다. '정서적 냉담함'이 강한 사이코패스는 부정적 피드백, 즉 처벌을 통해 배우는 능력이 부족했다. 반면, '대인관계적 냉혹함'이 두드러지는 경우에는 처벌이 아니라 보상에 대한 반응이 둔감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사이코패스는 처벌에 무감각하다는 획일적인 인식과는 다른 발견이다. 사이코패스의 특성에 따라 뇌의 학습 과정이 서로 다르게, 그리고 독립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사이코패스 성향은 개인의 연애 방식과 번식 전략에서도 독특한 양상으로 나타났다. 사이코패스 성향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깊은 유대를 형성하기보다 단기적이고 피상적인 만남을 추구하는 태도와 가장 강력한 연관성을 보였다. 남성의 경우 사이코패스 성향이 강할수록 더 많은 자녀를 두려는 경향이 나타났다. 안정적인 양육에 힘쓰기보다 유전자를 남기는 '양'에 집중하는 단기적 번식 전략을 추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결론적으로 이 연구들은 사이코패스를 단순히 '선과 악'의 이분법 체계에 가두는 대신, 뇌신경학적·호르몬적 기반을 둔 복합적인 성격 특성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다정 기자 (2426w@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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