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군, 라오스 근로자 기숙사 시범 운영…“인력난 해소·안정적 정착 두 마리 토끼”

정형기 기자 2025. 8. 10.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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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규모 기숙사 신축·운영…11월까지 지역 농가 일손 지원
올해 980명 외국인 근로자 투입…“수확철 인력 걱정 줄었다”
영양군 입암면 외국인 근로자 기숙사 전경.
농촌의 만성적인 인력난 해소와 외국인 근로자의 안정적 정착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기 위한 실험이 영양군에서 시작됐다.

영양군은 라오스 국적 근로자 31명을 대상으로 '공공형 외국인 계절근로자 사업'을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군이 직접 농업근로자 기숙사를 신축·운영해 외국인 근로자들이 안정적인 주거 환경 속에서 지역 농가의 일손을 돕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운영은 남영양농협에 위탁됐다. 라오스 근로자 31명은 입암면 신구리에 새로 지어진 3층 규모의 농업근로자 기숙사에 입소해 오는 11월까지 희망 농가에 배치돼 농작업을 지원한다.

기숙사는 총 18호실, 최대 65명 수용 규모로 설계됐다. 냉난방 시스템과 공용 주방, 샤워실, 세탁실, 다목적실 등 편의시설을 갖춰 근로자들이 쾌적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

오도창 군수는 "농촌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외국인 근로자가 영양군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하며 농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농협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세심하게 운영해 달라. 성과를 토대로 확대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2025년 영양군 외국인 근로자 입국 현황

올해 영양군은 MOU 방식 1~2차 파견 및 결혼이민자 초청 방식으로 이미 731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입국시켰다. 여기에 8월 7일부터 14일까지 추가로 249명의 베트남 계절근로자가 입국, 총 980명이 420여 농가에 배치되어 농번기 일손을 돕고 있다 .

환영식과 오리엔테이션, 폭염 대비 교육, 현장 통장 개설 서비스 등 다양한 지원도 병행됐다 . 또한, 마약 검사비 지원, 외국인 등록 수수료 및 부식 지원 등 체류 안정 정책도 추진 중이며, 정기적인 현장 점검으로 근로 조건과 인권 보호에도 노력하고 있다 .

영양군 관계자는, "고추, 상추 등의 수확기에 맞춰 입국한 근로자들 덕분에 일손 부족과 인건비 안정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재입국 추천 근로자를 우선 배치하는 등 농가 편의에도 세심히 신경 쓰고 있다"고 밝혔다 .

△확산되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는 농번기에 단기간 일손을 돕기 위해 법무부와 농림축산식품부가 운영하는 제도다. 주로 농가와 지자체가 해외 자매결연 도시 또는 단체와 협력해 인력을 모집한다. 체류 기간은 보통 3개월에서 5개월이며, 올해는 전국 160여 개 지자체에서 1만 명 이상이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입 초기에는 베트남·필리핀·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라오스·네팔·우즈베키스탄 등으로 국적이 다양해졌다. 특히 지자체가 직접 숙소를 마련하고 생활 전반을 관리하는 '공공형' 운영 모델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공형 모델이 주거 환경 불량, 임금 체불, 불법 체류 전환 등의 부작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숙소와 근로 여건을 표준화하면 외국인 근로자 만족도가 높아지고, 재입국률도 상승한다"며 "장기적으로 농업 인력 수급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이제 일손 걱정 덜었어요" 농가 반응도 긍정적

기숙사 인근에서 사과 농장을 운영하는 김모(68)씨는 "예전엔 수확철마다 하루 10만 원 이상 줘도 사람 구하기가 어려웠다"며 "이제는 정해진 시기에 인력이 배정돼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고추농사를 짓는 박모(63)씨도 "외국인 근로자들이 손이 빠르고 성실해서 만족스럽다"며 "기숙사에서 생활하니 출퇴근 문제도 없고, 작업 시간 맞추기가 훨씬 수월하다"고 전했다.

△"한국 생활 안정돼서 좋아요" 근로자 소감

라오스에서 온 카이손 폼비한(28)씨는 "처음엔 한국 생활이 낯설었지만, 기숙사 시설이 좋아 편하게 지낼 수 있다"며 "돈을 모아 가족에게 보내고, 내년에도 꼭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근로자인 누하크 품사반(27)씨는 "같이 온 동료들과 한 건물에 살아 외롭지 않고, 한국 음식을 배우는 재미도 있다"며 웃었다.

이번 영양군의 시범 운영은 단순히 일손 부족을 메우는 차원을 넘어, 외국인 근로자에게 '머물고 싶은 농촌' 이미지를 심어주는 첫걸음으로 평가된다. 군은 운영 결과를 분석해 내년부터 본격 상시 운영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