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년 인도네시아에 국기 대신 펄럭이는 日 해적 애니 깃발...왜?

김보경 기자 2025. 8. 9.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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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의 기쁨보다 정부에 대한 불만 커
정부 인사들 반발, 경찰도 단속 나서
7일 인도네시아 브카시의 건물 외벽에 일본 애니메이션 '원피스' 속 밀짚모자를 쓴 해적 로고가 그려진 가운데 한 행인이 앞을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오는 17일 일본으로부터 광복 80주년을 맞는 인도네시아 곳곳에 밀짚모자를 쓴 해골이 그려진 ‘해적 깃발(졸리 로저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광복절인데도 자국 국기가 아닌 깃발이 도처에 놓인 데다, 해당 해적 깃발이 일본 애니메이션 ‘원피스’에 등장하는 것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현지 경찰은 해적 깃발과 벽화 등 단속에 나섰다.

깃발은 광복절을 기념하는 마음보다도 현재 국내 정치에 대한 반발심이 더 큰 인도네시아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3월 군 역할 및 비전쟁 군사 작전의 범위를 확대하는 군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대테러, 재난 관리, 해양 안보, 사이버 보안 관련 분야를 포함해 군대의 권한을 확장하는 내용으로 자국 안보에 도움돼 보이지만, 실상은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군국주의 강화 의지가 내포됐다는 분석이 따랐다. 3월 인도네시아에서는 이 개정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70여개 도시에 걸쳐 수차례 열렸다.

이처럼 정부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은 상황에 프라보워 대통령이 다가오는 광복절을 기념하며 인도네시아 국기를 게양할 것을 주문하자, 인도네시아인들은 대통령 제안을 거부하는 의미로 전혀 다른 깃발을 찾아 내걸기 시작했다. 프라보워의 측근인 수프미 다스코 아흐마드 인도네시아 하원 부의장은 “(깃발이) 국가 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고 했다.

현지 경찰은 “해적기 게양은 도발적이고 무례한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면서 단속에 나선 상태다. 자카르타 중부 경찰 대변인 루슬란 바수키는 지난 4일 “해적이나 가상의 주제를 다룬 깃발을 포함해 민족주의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 비국가적 깃발과 상징의 사용을 감시하고 있다”고 했다. 벽화로 그려진 해적 문양에 대해서도 경찰이 나서 페인트를 덧바르는 작업에 착수했다.

정부 인사들은 “국기 옆에 해적 국기를 걸어서는 안 된다”면서 국기를 내릴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국기보다 높은 곳에 상징물을 게양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률에 따라 최대 5년의 징역형 또는 약 3만1000달러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원피스’는 일본 만화가 오다 에이치로가 1997년 7월 22일부터 주간 소년점프에 연재하고 있는 장수 만화다. 주인공 몽키 D. 루피가 동료 ‘밀짚모자 해적단’과 함께 세상에서 가장 진귀한 보물 ‘원피스’를 찾아 바다를 모험하는 내용이 담겼다. 2023년 기준 전세계에서 5억2000만부 이상 판매됐으며,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만화 시리즈로도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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