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경기 다시 못 본다' 커쇼와 슈어저가 펼친 '사이영' 맞대결…승패 떠난 '명품 투수전'

이상희 기자 2025. 8. 9.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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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클레이튼 커쇼)

(MHN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소문난 잔치에 먹을게 없다'는 옛말이 이번에는 맞지 않았다.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사이영 상'을 3회씩이나 수상한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와 토론토 맥스 슈어저의 맞대결. 두 투수의 나이를 합하면 78세나 된다. 그럼에도 이들이 9일(한국시간) 보여준 '명품투수전'은 승패를 떠나 그 자체로 의미가 컸다. 앞으로 쉽게 볼 수 없는 매치이자 선발투수의 임무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커쇼의 소속팀 LA 다저스는 슈어저의 토론토를 상대로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에 위치한 다저 스타디움에서 홈경기를 가졌다. 이날 경기는 두 '명품투수'의 맞대결로 수일 전부터 미국현지의 언론은 물론 팬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텍사스 시절의 슈어저)

커쇼는 이날 6이닝 동안 7피안타 1실점(1자책점)한 뒤 다저스가 2:1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총 74개의 공을 던졌고, 이중 54개가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했을 만큼 효율적인 피칭을 했다. 볼넷은 단 1개만 허용했고, 탈삼진은 4개나 솎아냈다.

이날 켜쇼는 37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스트라이크 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송곳제구와 더불어 본인의 트레이드 마크인 '폭포수' 커브가 제대로 들어가 토론토 타자들을 힘들게 만들었다.

이에 맞선 슈어저도 이날 6이닝 동안 6피안타 2실점(2자책점)으로 퀄리티 스타팅을 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총 98개의 공을 던졌고, 이중 63개가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했을 만큼 제구가 좋았다. 41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97마일을 찍었을 만큼 구위가 좋았다. 볼넷은 3개를 허용했지만 탈삼진도 5개나 솎아냈다.

(전성기를 보냈던 디트로이트 시절의 슈어저)

한 가지 흠이 있다면 5회말 수비 때 다저스 유격수 무키 베츠에게 허용한 투런포가 아쉬웠다. 투아웃 주자 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등장한 베츠는 슈어저가 던진 초구, 85.6마일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로 연결했다. 시즌 12호 홈런이었다. 이것만 아니었다면 무실점으로 투구를 마칠 수 있었기에 아쉬움이 크게 남는 장면이었다.

이날 커쇼와 슈어저의 맞대결은 승패를 떠나 그 자체 만으로도 의미가 큰 경기였다. 두 투수는 설명이 필요없는 리그 최고의 왼손과 오른손 투수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전성기는 지났다는 평가를 받지만 올 시즌 보여주고 있는 퍼포먼스는 아직도 훌륭하다.

올해로 메이저리그 18년차인 커쇼는 이날 경기 전 기준 올 시즌 총 13경기에 선발 등판해 5승 2패 평균자책점 3.29의 관록투를 이어가고 있다.

(다저스 커쇼)

이에 맞서는 슈어저도 어느새 빅리그 18년차 베테랑이 됐다. 그는 이날 경기 전 기준 올 시즌 총 8경기에 나와 2승 1패 평균자책점 4.39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37세인 커쇼보다 4살 더 많아서인지 슈어저가 좀 더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하지만 현존하는 리그 최고 투수의 맞대결에 미국현지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이런 투수들의 맞대결을 보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개인적으로 슈어저를 매우 존중한다"고 커쇼와 슈어저의 맞대결에 기대심을 드러냈다.

슈어저는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와 가진 인터뷰에서 "커쇼나 나나 오랜 시간을 던져 왔기에 이런 기회의 소중함을 너무 잘 알고 있다"며 "최고의 투수를 상대하는 것은 늘 꿈꿔온 일이다. 이 경기를 즐기고 싶다"며 승패보다 커리어의 한 페이즈를 장식하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부여했다.

(워싱턴 시절의 슈어저)

다저스 소식을 전문으로 다루는 '트루 블루'는 8일 "커쇼와 슈어저의 맞대결은 지난 2008년 당시 루키였던 두 투수가 첫 만남을 가졌던 날로부터 정확히 18년 만에 같은 장소인 다저 스타디움에서 다시 맞붙는 상황"이라며 역사적인 면을 조명했다.

또한 두 투수의 맞대결은 개인적인 의미도 있지만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달리는 다저스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에 올라있는 토론토의 맞대결이란 점에서 미리 보는 '가을야구'이자 '월드시리즈'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게 없다'는 우리네 옛말과 달리 이날 두 '명품투수'가 보여준 퍼포먼스는 앞으로 두고두고 야구팬들 사이에서 회자될 전망이다.

사진=클레이튼 커쇼, 맥스 슈어저©MH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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