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잠꼬대 유무 따라 파킨슨병 발병 원인 갈려”
서울대병원, 몸에서 시작되는 유형 확인

흔히 잠꼬대라고 부르는 ‘렘수면행동장애’가 파킨슨병 발병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수면장애 증상 여부에 따라 파킨슨병의 발병 원인과 과정이 서로 다른 두 유형으로 구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김한준·정기영 교수 등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렘수면행동장애 및 파킨슨병 여부에 따른 체내 대사 물질의 차이를 분석해 국제학술지 ‘NPJ 파킨슨병’에 게재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진은 대상자들 중 파킨슨병 환자군을 렘수면행동장애 유무에 따라 나눈 2개 집단, 렘수면행동장애만 있는 집단, 건강한 대조군 집단 등 4개 집단으로 구분해 각각의 혈액 속 혈장 샘플을 분석했다.
파킨슨병은 뇌에서 도파민 신경세포가 서서히 파괴되면서 몸을 움직이기 어려워져 떨림, 근육 경직, 느린 동작 등의 증상이 발생하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그 밖에 변비, 후각 저하, 수면장애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이 가운데 심한 잠꼬대를 하는 등의 렘수면행동장애는 파킨슨병으로 진행될 관련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이 수면장애가 없는 파킨슨병 환자 비율도 상당하다. 이에 연구진은 수면장애 유무에 따라 발병 요인과 경로가 다를 수 있다고 보고 연구를 진행했다.
분석 결과, 렘수면행동장애가 있는 파킨슨병 환자 집단과 해당 수면장애만 있는 집단에서는 장내 미생물에서 유래한 대사 물질인 2차 담즙산, 페닐아세틸글루타민 등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수면장애를 동반한 파킨슨병이 ‘몸에서 시작되는’ 유형과 관련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장내 미생물의 변화가 장에서 뇌로 이어지는 연결축을 따라 영향을 미쳐 파킨슨병 발병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봤다.
반면 렘수면행동장애가 없는 파킨슨병 환자 집단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과 혈당이 증가하고, 카페인·이노신·요산 등 대사 물질은 감소하는 차이점이 나타났다. 이는 ‘뇌에서 시작되는’ 파킨슨병의 특징을 나타낸다. 이 같은 결과는 파킨슨병이 서로 다른 두 유형으로 구분된다는 최신 이론과도 일치했다.
김한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파킨슨병에서 렘수면행동장애의 유무가 발병 기전과 진행 양상에 중요한 차이를 만든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연구 결과는 향후 파킨슨병 조기 진단과 맞춤형 치료 개발에 중요한 기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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