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바닷 속 바위에 붙어 파도에도 떨어지지 않는 고무 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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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국제학술지 '네이처' 표지에는 노랗고 작은 고무 오리가 등장한다.
이 귀여운 고무 오리는 초강력 접착 하이드로겔 덕분에 물이 세차게 흐르는 바위에서도 떠밀려 내려가지 않고 단단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바닷 속 파도와 조수에도 잘 버티는 모습을 보여주며 하이드로겔이 물 속에서도 뛰어난 접착력이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먼저 조개와 따개비 등의 작동 원리를 모방해 물 속에서도 접착력을 발휘하는 하이드로겔을 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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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국제학술지 '네이처' 표지에는 노랗고 작은 고무 오리가 등장한다. 이 귀여운 고무 오리는 초강력 접착 하이드로겔 덕분에 물이 세차게 흐르는 바위에서도 떠밀려 내려가지 않고 단단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바닷 속 파도와 조수에도 잘 버티는 모습을 보여주며 하이드로겔이 물 속에서도 뛰어난 접착력이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 지안 핑 일본 훗카이도대 첨단수학연구소 교수 연구팀은 데이터 기반 접근 방식을 통해 수중 환경에서도 탁월한 접착력을 발휘하는 초접착성 하이드로겔 'R1-max'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6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하이드로겔은 수분이 다량 포함된 말랑말랑한 고분자 물질이다.
물 속에서도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는 접착제를 개발하는 것은 생명과학, 의공학, 해양산업 전반에 걸친 오랜 숙원 과제 중 하나였다. 그 동안 젖은 표면에서는 접착력이 무력화돼, 체내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어 붙이거나 해양 구조물을 수리하는 등의 작업을 수행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해양 생물이 물 속에서도 접착력을 발휘하는 매커니즘에서 영감을 얻었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해 기존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접착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먼저 조개와 따개비 등의 작동 원리를 모방해 물 속에서도 접착력을 발휘하는 하이드로겔을 설계했다. 미국 국립생명공학정보센터(NCBI)에서 2만4707개의 천연 접착 단백질 데이터를 활용했다.
수만 개의 자연 접착 단백질 데이터를 분석한 뒤, 그 특징을 반영해 180개 하이드로겔을 선별했다. 이후 반복적인 머신러닝 최적화를 거쳐 접착 성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켰다. 그 결과 기존보다 훨씬 강력한 슈퍼 하이드로겔 후보들을 도출했다.
그 중 하나가 R1-max다. 바닷가 바위에 R1-max를 노란 고무 오리 아래에 바르고 접착력을 실험했다. 바닷물이 덮치고 파도가 수없이 지나갔지만 고무 오리는 단 한 번도 떨어지지 않았다. R1-max의 접착 강도는 최대 1메가파스칼(1MPa)로, 현재 수중 접착제 중 최고 성능을 보였다. 접착 면적 1제곱센티미터(㎠)당 무게 10kg에 해당하는 힘을 견디는 수준이다.
R1-max는 다양한 환경에서 1년 이상 접착력을 유지하며 뛰어난 안전성을 입증했다. 생쥐 실험에서 생체 적합성도 확인했다.
물 속에서도 접착력을 유지할 수 있는 하이드로겔이 상용화되면 외과 수술에서 실시간 지혈이 가능해진다. 운동 중 땀이 나는 피부에 부착해야 되는 생체 신호를 비롯해 다양한 웨어러블 센서에 활용할 수도 있다. 해양 구조물 보수는 물론 수중 로봇 소재 개발 등 산업과 환경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AI가 말랑말랑한 연성 물질 설계에도 실질적인 혁신을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그 동안 AI는 주로 결정 구조가 명확하고 물성이 정형화된 무기물 소재 설계에 활용돼 왔다.
하이드로겔 같은 연성 소재는 분자 구조가 복잡하고 다양한 상호작용에 의해 물성이 결정되기 때문에 AI 적용이 어려운 분야로 여겨져 왔다. 이번 연구는 대규모 자연 단백질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반복적 최적화 과정을 통해 기존 한계를 뛰어넘은 사례로 평가된다.
로라 루소 이탈리아 밀라노-비코카대 의대 교수는 "우리가 활용한 방법은 다양한 기능성 연성 소재 설계에도 확장이 가능하다"며 "앞으로 로봇 자동화 기술과 결합해 소재 개발을 획기적으로 가속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참고 자료>
- doi.org/10.1038/s41586-025-09269-4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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