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뿐인 돌잔치, 축의금보다 더 좋았던 것 [40육휴]
[편집자주] 건강은 꺾이고 커리어는 절정에 이른다는 40대, 갓난아이를 위해 1년간 일손을 놓기로 한 아저씨의 이야기. 육아휴직에 들어가길 주저하는 또래 아빠들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꼭 돌잔치를 그렇게 치러야 하는지 항상 의문이 들었다. 부모 얼굴 보러 와서 밥 먹고 돈 내고 가는 사람들이 나중에 몇 명이나 우리 아이 이름을 기억할까. 마침 코로나19가 창궐하며 이런 풍습이 많이 사라졌다. 그런데 팬데믹이 끝난 뒤 다시 과거형 돌잔치를 벌이는 사람들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족 행사지만 구색은 어느 정도 갖추기로 했다. 손님을 여럿 부르지 않기에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다른 부대비용을 아끼기로 했다. 사진 촬영은 비교적 저렴한 1인 프리랜서를 섭외했다. 사진 촬영용 한복, 답례품도 가성비를 따졌다. 초대장과 아이 성장 동영상은 아내가 직접 만들었다. 사회자는 따로 없었다. 잔치 장소에서 동영상을 보려면 장비값을 별도로 내라길래, 영상은 나중에 가족끼리 따로 보기로 했다.

며칠 뒤 아이의 고모할머니는 아기 먹이라며 소고기와 바나나를 집으로 보냈다. 아기 이모는 시원한 수박을 사서 다시 찾아왔다. 아이는 모든 선물을 다 맛있게 먹으며 통통한 몸매를 유지했다. 아이가 잘 먹는 사진을 보내주면 또 그렇게 반응이 좋다.
가족끼리 돌잔치 하느라 대규모 축의금을 포기한 대신 가족들의 진심 어린 축복과 관심, 아이에 대한 사랑과 기억을 남겼다. 성경에선 "채소를 먹어도 서로 사랑하며 먹는 것이, 살진 소를 먹어도 서로 미워하며 먹는 것보다 낫다"고 했다. 으리으리한 잔치 대신 택한 가족들의 사랑과 관심, 그 어떤 '살진 소'보다도 값진 우리 아기의 첫 생일이었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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