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3구는 보이스피싱 ‘노다지’… 6070 부유층 노린다

서울 강남구 부촌(富村)에 사는 주부 A(64)씨는 작년 말 보이스피싱 사기로 4억원을 잃었다. 카드 배송 직원이라는 남성이 전화를 걸어와 신용카드가 발급됐으니 배송하겠다고 했다. A씨는 카드를 신청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상대는 A씨 이름과 생년월일까지 알고 있었다. 남성이 알려준 카드사 고객 센터 번호로 전화했더니 “명의 도용 카드 발급 사고에 휘말린 것 같다”고 했다. 이후 금융감독원 조사관, 검사라는 사람들이 전화를 해 ‘자산 보호’ ‘공탁금 예치’ 등의 명목으로 자금을 이체하게 했다. 보이스피싱 범인들이 사고 접수를 하라며 중간에 깔도록 한 악성 앱을 통해 진짜 카드사, 경찰에 확인하려는 A씨 전화를 가로채면서 피해 규모가 커졌다.
A씨처럼 서울 강남 지역에 사는 50·60대 부유층이 보이스피싱의 주요 ‘표적’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여성이 타깃이다. 자산이 많은 데다 주부인 경우가 많아 협박·회유를 통해 돈을 뜯는 과정에서 외부와 접촉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작년 하반기(7~12월) 금감원에 신고된 2억원 이상 고액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를 집계한 결과, 서울 전체 피해액(301억5000만원)의 33%는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에서 발생했다. 서울 25구 가운데 강남구에서 발생한 고액 피해가 차지하는 비율도 20.7%였다. 고액 피해자의 약 80%가 여성이었고, 60대 여성이 절반 이상이었다. 과거 불특정 다수를 노린 보이스피싱이 유출 개인 정보를 활용한 맞춤형으로 진화하면서 고소득층이 많은 강남 지역에 피해가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겪은 카드 배송 사기는 강남 거주 ‘고액 피해자’들이 자주 당하는 수법”이라며 “자산이 많은 데다 신용 등급까지 높아 대출까지 유도해 돈을 가로채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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