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태 기자의 책에 대한 책] "아름다움이 늘 위대하진 않지만, 위대한 건 모두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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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웨이·량차오웨이(양조위) 주연의 영화 '색, 계'는 중국 작가 장아이링의 소설이 원작이다.
욕망과 배신, 집단과 개인, 선택과 운명을 주제 삼은 단편소설 '색, 계'는, 장아이링이 1950년대에 썼다가 무려 30년 가까이 끝없이 개작할 만큼 일생을 걸고 쓴 소설이었다.
국내에도 출간된 장아이링의 산문집 '올드 상해의 추억'은 '색, 계'의 작가인 그의 내밀한 음성이 가득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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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웨이·량차오웨이(양조위) 주연의 영화 '색, 계'는 중국 작가 장아이링의 소설이 원작이다. 욕망과 배신, 집단과 개인, 선택과 운명을 주제 삼은 단편소설 '색, 계'는, 장아이링이 1950년대에 썼다가 무려 30년 가까이 끝없이 개작할 만큼 일생을 걸고 쓴 소설이었다.
소설이 처음 발표된 건 1979년, 영화 '색, 계'가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은 때가 2007년, 장아이링이 사망한 때가 1995년이었으니 그는 자신이 평생을 걸고 집필한 소설 '색, 계'가 사후에 이렇게 유명해질 줄을 짐작이나 했을까.
국내에도 출간된 장아이링의 산문집 '올드 상해의 추억'은 '색, 계'의 작가인 그의 내밀한 음성이 가득한 책이다.
1920년 중국 상하이 출생인 장아이링은, 당대 '천재'로 불렸다. 3세 때 시를 암기했고, 10대에 작가로 삶의 방향을 굳혔으며, 영국 유학을 준비해 런던대에 수석 합격한 바 있었다. 2차 세계대전이 터지면서 런던행이 무산되고 홍콩대에 진학했는데, 당시 상하이와 홍콩에서의 경험이 '색, 계'의 무대가 됐다.
'색, 계'를 단지 한 여성 스파이의 첩보극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가 이 책에 자세하다. 우선 장아이링은 선과 악을 구분하는 이분법에 애초부터 동의하지 않았음이 이 책에 자세히 거론되기 때문이다.
"선(善)과 악(惡), 영(靈)과 육(肉) 같은 전형적인 충돌을 일으키는 고전적 수법을 좋아하지 않는다. 현재까지 전해지는 많은 위대한 작품은 원래의 주제가 더 이상 주의를 끌지 못한다. 시간에 따라 이야기 자체에 새로운 계시가 발견되면서 그 작품에 영원한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영화 '색, 계'에서도 주인공 지아즈의 욕망은 죄가 되지만 그걸 죄라고 부를 수 없는, 이분법을 초월한 무엇이 감지되지 않던가.
화려함과 소박함에 대한 장아이링의 문학적 견해도 이 책에서 발견된다. 그는 화려함을 강조하는 작품 대신, 인생의 소박한 영역에서 감각되는 인간의 심리를 지향하고자 했다. 삶의 위대한 순간을 만끽하려는 초인적인 힘 대신, 그저 평온한 만남에서의 흔들림, 그 안에서 발견되는 아름다움이 장아이링의 관심사였다.
"인생의 화려한 면을 강조한 작품은 많다. 그러나 좋은 작품은 인생의 평온함을 기초로 인생의 빛나는 부분을 묘사한다. 아름다움이 항상 위대한 것은 아니지만, 위대한 것은 모두 아름답다."
사실 한 개인으로서의 장아이링은 꽤 복잡한 인물이다. 친일파와 혼인해 상하이의 분노를 샀고, 이 문제로 평생 비판받았다. 친일파 남편과는 매우 안 좋게 이별했다. 장아이링은 죽을 때까지 부인했지만 '색, 계'의 이 선생은 그의 전남편을 연상시키는 면이 있다.
장아이링이 선택했던 삶은 '색, 계'로 이어졌고, 영원히 박제됐다. 그렇다면 현실에서의 진실과 예술에서의 진실은 어떻게 다른가.
장아이링의 삶과 문학은 그 질문을 우리의 탁자 위에 올려놓는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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