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al] 뮤지컬 ‘더 크리처The Creature’…프랑켄슈타인의 끝나지 않은 비극

2025. 8. 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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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시여! 제가 간청했습니까? 진흙으로 나를 빚어 사람으로 제발 만들어 달라고 청했습니까?”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비극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당신이 알고 있던 소설의 마지막 장은, 이제 이 무대 위에서 다시 쓰인다.
‘더 크리처’ 공연 사진(사진 (주)글림아티스트)
눈이 내리는 무대는 관객을 18세기 유럽으로 초대한다. 과학과 종교가 공존하던 시기, 눈보라가 몰아치는 북극의 한복판에서 빅터 프랑켄슈타인 박사와 그가 창조한 괴물이 재회한다. 창조자와 피조물,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섞이는 가운데 둘은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인다. 괴물은 박사에게 묻는다. “왜 나를 만들었지?” “왜 나를 버렸지?” 이어지는 박사의 대답과 그 끝에서 새로운 국면이 펼쳐진다.

메리 셸리의 고전 『프랑켄슈타인』의 결말에서 출발한 이 작품은 북극에서 다시 조우한 박사와 괴물의 이야기를 새로운 시선으로 풀어내고 있다. 90분 동안 숨돌릴 틈 없이 진행되는 뮤지컬 ‘더 크리처’는 입체적인 무대와 조명 연출로, 소극장이라는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작품은 곡선 무대를 활용하여 공간감을 확장시킨다. 나무의 뿌리와 가지 등이 얽힌 장치를 통해 ‘생명 창조’를 무대 자체에 투영시켰다. 레이저 조명은 장면의 긴장감과 배우들의 감정까지 구현해냈다. 마치 북극에 있는 듯한 서늘함이 돋보이는 푸른 회색 빛의 톤 앤 매너와 함께, 깨진 스테인드글라스는 작품의 상징성과 미장센을 더욱 깊이 있게 담아냈다.

‘더 크리처’ 공연 사진(사진 (주)글림아티스트)
작품은 김지호 연출을 필두로 김지식 작가, 유한나 작곡가, 이현정 안무 감독 등 젊은 창작진이 의기투합,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수준 높은 무대를 선보였다. 특히 무대에 존재하는 단 두 명의 배우가 선사하는 강렬한 연기와 폭발적인 가창력은 관객을 단숨에 이야기 속으로 끌어 들인다. 개성과 연기력을 갖춘 실력파 배우들은 성별 구분 없이 오로지 무대에서 완벽한 캐릭터로 분해 서로를 잡아먹을 듯 연기에 몰입하고 이는 완벽한 호흡으로 객석에 그대로 전달된다.

사람들의 헛된 희망 속에 파멸되었던 괴물은 인간을 넘어선 존재가 되었고, 괴물을 창조한 그 순간부터 시작된 비극으로 철저히 무너져간 박사는 자신의 피조물이 두렵다. 그리고 이제, 세상의 끝에서 다시 마주한 박사와 괴물, 두 사람만이 존재한다. 차가운 북극의 얼음과 어둠 속에서 모든 것이 끝날 줄 알았던 그 순간, 그들의 이야기가 다시 시작된다. 메리 셸리의 고전 『프랑켄슈타인』의 마지막 장은 이 뮤지컬로 다시 쓰여진다.

Info 장소: 대학로 자유극장 기간: ~2025년 8월 31일 시간: 월, 수, 목요일 8시 / 금요일 4시, 8시 / 토요일 3시, 7시 / 일, 공휴일 2시, 6시(*화요일 공연 없음) 출연: 박사 – 박민성, 정인지, 이형훈, 신은호 / 괴물 – 문태유, 전성민, 조환지, 옥진욱

[ 김은정(칼럼니스트) 사진 ㈜글림아티스트, 컴퍼니연작]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92호(25.08.1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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