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권성동 통일교 억대 불법자금 수수의혹, 특검 엄정 수사해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2022년 대선을 전후로 통일교 측에서 억대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김건희 특검팀이 구속된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고 하고, 권 의원 측이 특검 수사 상황과 관련해 윤 전 본부장과 통화를 시도한 정황도 포착됐다. 친윤 핵심이던 권 의원이 돈을 받았다면 윤석열의 대선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 권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여부는 물론 그 사용처까지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
특검팀이 윤 전 본부장에게서 받았다는 진술은 매우 구체적이다. 윤 전 본부장은 권 의원이 2022년 2~3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기거하는 경기도 가평 천정궁을 두 차례 방문해 쇼핑백을 받아갔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한 총재가 권 의원에게 쇼핑백을 건네주는 걸 봤다. (권 의원이) 한 총재에게 큰 절을 하고 받아갔다”는 것이다. 이에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의 구속영장청구서에 “권성동, 전성배 등에게 법이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했다”며 권 의원이 받은 불법 정치자금 액수를 수억원으로 기재했다. 윤 전 본부장은 김건희씨 선물용이라며 6000만원대 그라프 다아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건진법사 전성배씨에게 건넨 인물로, 통일교 금품로비 의혹의 키맨으로 꼽힌다.
권 의원 측이 윤 전 본부장이 구속되기 전 통화를 시도한 사실도 드러났다. 지난 7일 JTBC 보도에 따르면, 권 의원의 한 보좌진은 지난 달 22일 권 의원 측에 택배를 배송한 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아까 전화 통화했던 권성동 의원 비서인데 조사받고 나오시면 의원님이 통화 좀 하셨으면 하신다”고 했다. 이에 택배기사가 “저하고요?”라고 묻자 이 보좌진은 “윤 본부장님하고”라고 했다. 택배기사가 다시 “저는 배송 기사”라고 하자 보좌진은 “죄송합니다”라며 전화를 끊었다. 권 의원 보좌진이 윤 전 본부장에게 전화한다는 걸 택배기사에게 잘못해 벌어진 일로 보인다. 윤 전 본부장 측도 특검에 출석한 날 권 의원 측 전화를 받은 건 사실이라고 했다.
권 의원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이 불거지자 “저는 통일교와 금전 거래는 물론 청탁이나 조직적 연계 등 그 어떤 부적절한 관계도 맺은 적이 없다. 통일교로부터 1억원 대의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윤 전 본부장과는 왜 통화하려고 했나. 특검 수사 상황을 파악하고 말을 맞추려 한 게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통일교는 2022년 대선 때 교인을 국민의힘에 입당시켜 윤석열의 대선 후보 선출을 도왔다는 의혹도 받는다. 그러고는 윤석열이 대통령에 당선되자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YTN 인수, 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 통일교 현안과 관련한 각종 청탁을 시도했다. 특정 종교가 이권을 노리고 대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뿌리고, 금품로비를 벌였다면 이것이야말로 대선농단이요, 국정농단이다. 특검팀은 권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포함한 통일교 관련 의혹의 전모를 규명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엄단해야 한다.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속보]정부 “호르무즈 해협 한국 선박서 폭발·화재 발생…인명 피해 없어”
- [속보] 이란 매체 “미 호위함 호르무즈 해협 통과하려다 미사일 맞고 퇴각”
- 이란, 호르무즈 통제 범위 확대…이스라엘·헤즈볼라 교전 재개
- 한강 ‘채식주의자’, 독자가 좋아하는 부커상 수상작 1위로 꼽혔다···“1만 투표자 3분의 1이
- “아버지 기억 가물” 그럼에도 ‘국민 아버지’
- 관악산 ‘라면국물 웅덩이’ 논란에 화들짝 놀란 금천구··· “우리 아냐”
- [단독]쿠팡, ‘퇴직금 미지급’ 피해자에 30만~50만원 합의금 제시···“사과 없이 푼돈으로 입막
- “도대체 무슨 입시 전략이에요?”···대치동 영어 강사가 자식들 시골서 키우는 이유
- 기아차, 28년만에 국내 판매 현대차 추월…쏘렌토 가장 많이 팔렸다
- ‘사고 피해 선수 관련 부적절 발언’ 김나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