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법 통과하면 끝?···‘이진숙 1인 체제’ 방통위 정상화부터[뉴스 물음표]

탁지영 기자 2025. 8. 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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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법 개정안 가결을 선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방송법 개정안이 지난 5일 국회를 통과했다. 이달 중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법과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까지 처리되면 ‘방송 3법’ 개정이 완료된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가 이진숙 위원장 1인 체제로 운영되는 상황에선 법 개정만으로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취재를 종합하면, 방송법 개정안은 KBS 이사를 방통위가 임명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방문진법과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은 방통위에 방문진 이사와 EBS 이사·사장의 임명 권한을 부여했다. 또 방통위는 KBS·MBC·EBS 이사 추천 권한을 가진 방송미디어 관련 학회와 변호사 단체·교육 단체를 ‘위원회 규칙’으로 정해야 한다.

하지만 방송 3법이 개정되더라도 실제 변화는 방통위 정상화 이후에야 가능하다. 방통위는 5인 합의제 기구로, 최소 3명의 위원이 참석해야 안건을 의결할 수 있다. 즉, 1명만으로는 어떤 결정도 내릴 수 없는 구조다. 현행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영방송 이사 후보의 임명·추천이나 위원회 규칙의 제정·개정·폐지 등은 모두 방통위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한다. 이 위원장 혼자서는 의결 정족수를 충족할 수 없어, 공영방송 이사 선임 절차나 관련 규칙 제정은 사실상 전면 중단된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이 방통위원을 추가 임명한다고 하더라도, 구조상 주요 안건을 둘러싼 대립으로 위원회가 사실상 기능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방통위원은 대통령이 2명을 지명하고, 여야가 각각 1명과 2명을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 위원장이 자진해서 사퇴하지 않는 한 새로 임명되는 구도는 여권 2명, 야권 3명으로 재편된다. 야권이 다수인 구도에서는 공영방송 이사 추천을 둘러싸고 정치적 대립이 격화되며 방통위의 기능이 또다시 마비될 수 있다.

언론계는 방통위 조직 개편 방향에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 달려 있다고 본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오는 13일 대국민 보고회를 열고, 방통위 조직 개편의 폭을 어느 정도로 설정할지 발표할 예정이다.

여당 내에선 방통위 조직 개편 방안이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통위를 폐지하고 ‘시청각미디어통신위원회’를 신설하는 내용의 ‘시청각미디어통신위 설치법’을 발의했다. 같은 당 최민희 의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 사무 중 방송·통신의 융합·진흥 기능을 방통위로 이관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방통위 설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민주당 방송·콘텐츠특별위원회는 국정기획위에 다음과 같은 미디어 거버넌스 개편안을 제안했다. ①독임제 행정부처인 미디어콘텐츠부를 신설하고 부처 산하에 규제 업무를 담당하는 공영방송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 ②미디어콘텐츠부를 만들되 규제 업무를 담당하는 공공미디어위원회는 합의제 독립 기구로 구성하는 방안 ③현행 방통위를 확대 개편하는 방안 등이다.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미디어영상홍보학과 겸임교수는 “방통위 조직 개편이 결정되더라도 정부조직법과 방통위 설치법을 개정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후속 조직을 만든 이후에도 조직의 장·위원을 임명하고 방송 3법에 따른 규칙을 제정하는 시간을 고려하면, 공영방송 이사회 교체는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윤석열 거부권으로 2번 가로막힌 ‘방송법’ 국회 통과…공영방송 독립성 강화될까
     https://www.khan.co.kr/article/202508051723001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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