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몸을 깨우는 골프의 오묘함이여!

방민준 2025. 8. 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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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내용과 관련 없는 참고 사진입니다. 한 선수가 골프 스윙을 하는 모습입니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하지 마십시오.)

 



 



[골프한국] "사람이 발명한 놀이치고 골프만큼 건강과 상쾌한 흥분, 그치지 않는 즐거움의 원천을 주는 것은 없다." - 아서 밸푸어(영국 총리)



"골프의 가장 큰 결점은 너무도 재미난다는 데 있다. 골프에 대한 그칠 줄 모르는 흥미는 남자로 하여금 가정, 일, 아내, 그리고 아이들까지 잊게 한다." - 작자 미상



"골프는 남녀노소를 막론한 만인의 게임이다. 걸을 수 있고 빗자루질을 할 힘만 있으면 된다." - 작자 미상



"골프를 보면 볼수록 인생을 생각하고 인생을 보면 볼수록 골프를 생각하게 한다." - 헨리 롱허스트(골프평론가)



"골프코스는 머물지 않고 가능한 한 빨리 지나가야 할 덧없는 세상살이 모든 것의 축약이다."- 장 지라두(프랑스 작가)



"100을 치는 사람은 골프를, 90을 치는 사람은 가정을, 80을 치는 사람은 사업을 소홀히 한다. 70을 치는 사람은 모든 것을 소홀히 한다. - 작자 미상



 



골프 금언들을 보면 골프의 불가사의성(不可思議性)을 짐작할 수 있다. 골프가 왜 불가사의한 운동인가를 주제로 대화를 나눈다면 밤을 지새워도 끝나지 않을 것이다.



골프는 상식과 통념을 거부한다. 이 때문에 한번 골프채를 잡으면 지팡이를 짚을 수 있을 때까지 골프채를 놓지 못한다.



"60세 노인이 30세 장년을 이기는 골프가 어찌 스포츠란 말인가!"(버드 쇼탠, 작가)



이 한 마디가 골프의 불가사의성을 대변해준다.



 



골프는 끝없는 깨달음의 스포츠다. 골프를 보다 더 잘 치기 위해 끝없는 변증법의 길을 걸으며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 이 깨달음들은 반드시 신체적인 단련을 요구한다. 깨달음을 실천하기 위해 필요한 근육을 강화하고 동작을 습관화할 수 있어야 한다. 



 



골프의 중독성은 유별나다. 다른 스포츠의 중독성에 비하면 치명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골프의 세계에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웬만해선 발을 빼기 어렵다. 그 이유를 꼽으라면 끝이 없을 것이다.



자신의 의지와 희망을 쉽게 저버리는 배반성, 느슨하면서도 승부욕을 자극하는 묘한 경쟁 구도, 자연과의 깊은 친화성, 아침에 깨달았다가도 저녁이면 지워지는 골프 근육의 짧은 기억능력, 신체조건이나 체력으로 변별되지 않는 결과의 의외성, 언제라도 천국과 지옥을 오갈 수 있는 예측 불허성, 목표에 도달하면 또 다른 목표가 나타나는 신기루의 속성, 열심히 바위를 산꼭대기에 올려놓으면 다시 밑으로 굴러떨어지는 노역을 되풀이하는 시지프스처럼 목표에 도달해도 그곳에 머물 수 없는 형벌의 특성 등등.



 



골프 문외한의 눈으로는 이런 중독성을 실감하고 이해하기 어렵지만 많은 사람들이 골프가 과연 운동 효과가 있는가에 대해서부터 의문을 표시한다.



골프가 운동이냐 도락이냐. 이에 대한 대답은 골프를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확연히 구별된다.



 



골프의 운동 효과에 대한 일반적 인식은 부정적이다. 운동을 위해 골프를 택한 사람 중에서도 운동이 별로 안 된다며 중도에 그만두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골프를 즐기면서도 그다지 운동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18홀을 한번 라운드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골프는 약간 강도 높은 걷기 수준의 운동 효과밖에 거두지 못할 것이다.



 



미국 피츠버그대 의학연구센터 근신경연구소의 스콧 르파르트 박사는 "18홀을 돌면 45분간 웨이트트레이닝을 한 것과 비슷한 운동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골퍼들은 평균 8.64㎞를 걷고 1954㎉의 열량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캐디의 도움을 받으며 걸어서 라운드하면 소비 열량이 1527㎉로 줄어들고 카트를 이용하면 걷는 거리가 3.84㎞로 줄고, 소비 열량도 1303㎉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스포츠전문 채널인 ESPN이 2004년 60개 종목의 스포츠를 대상으로 지구력 근력 스피드 유연성 등 10개 항목을 조사해 종목별 운동효과의 순위를 매긴 결과 1위 복싱, 2위 아이스하키, 3위는 축구가 차지했고 골프는 51위에 머물렀다. 순위만으로 보면 낮은 편이지만 그래도 롤러 스케이팅(52위) 승마(54위) 사격(58위) 당구(59위) 낚시(60위)보다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의 운동 효과는 18홀을 라운드하는 것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여기에 골프를 잘하기 위해 평소 해야 하는 다양한 보완 운동을 감안하면 골프만큼 심도 있는 운동을 찾기 힘들다. 라운드하면서 걷고 스윙하면서 얻는 운동 효과는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이다.



 



라운드에 대비해 매일, 혹은 일주일에 몇 차례 골프연습장을 찾아 한두 시간씩 스윙 연습을 하는 것에서부터 신체 각 부분의 근력을 키우기 위한 운동, 취약한 부분의 강화훈련 등 골프를 잘하기 위해서는 다양하고도 부단한 훈련이 필수적이다.



 



프로선수의 경우 경기가 없는 기간 일반적인 스윙 연습 외에 체력 및 근력 강화를 위해 매일 5시간 이상을 운동에 할애한다. 4일간의 라운드에서 지치지 않고 제 기량을 발휘하려면 평소 근력과 체력을 단련시켜 놓지 않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골프는 운동하지 않고는 못 견디게 하는 마력이 있다. 신기루 효과(Mirage Effect) 때문이다.



골프를 두고 '목표가 없는 끝없는 게임(Endless game without goals)'이라고 한다. 눈앞의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또다시 새로운 목표가 나타난다는 뜻이다.



 



'보기 플레이만 하면 대만족'이라고 한 사람이 보기 플레이를 하고 나선 싱글 스코어를 새 목표로 잡고, 이어 이븐 파나 언더 파에 도전한다. 나이가 들면 나이와 같거나 나이보다 더 낮은 스코어를 내는 에이지 슛(Age Shoot)을 목표로 삼는다.



골퍼에겐 언제나 저 멀리에 새로운 신기루가 아른거린다. 스코어가 나빠지거나 도전하고 싶은 상대가 나타났을 때도, 스코어를 유지하거나 개선하고자 할 때도 연습을 하지 않고는 못 배긴다. 그리고 연습 자체가 즐겁기도 하고 운동 효과를 실감한다.



 



'인류의 건강 개선을 위하여'를 표어로 내건 스웨덴의 세계적 의과대학 카롤린스카연구소(Karolinska Institute)가 30만 명의 골퍼들을 대상으로 운동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이 연구에서 골프를 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일정 시점에 사망할 가능성이 40%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평균 5년 더 오래 사는 것과 맞먹는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또 핸디캡이 낮을수록 더 건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대학 연구진은 골프가 육체적으로 격렬한 운동은 아니지만, 18홀 한 라운드가 보통 4마일(약 6.4㎞) 이상 걷기를 수반하는 좋은 운동이며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골프의 사교적 성격도 수명을 늘리는 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특히 골프의 뛰어난 치매 예방효과는 많은 고령자 골퍼들이 실감한다. 코스에선 생각해야 할 것이 많다. 자신의 신체적 감성적 컨디션을 체크하고 거기에 맞게 라운드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날의 날씨, 코스의 상황, 곳곳에 숨은 함정을 피하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특히 그린에선 매우 섬세한 관찰력이 필요하다. 골프는 한시도 머리를 쉬게 놔두지 않는다.



 



라운드의 가장 기초인 걷기만으로도 골프는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골프는 제한된 공간에서 이뤄지는 가장 낭만적 걷기다. 골프장 자체가 다양한 자연을 모아놓은 압축 공간이며 여기서 라운드를 즐기는 사람은 낭만적 걷기의 애호가들인 셈이다. 인공이 가미되긴 했지만 초원, 연못과 개울, 모래밭, 바위와 절벽, 덤불과 수목이 어우러진 골프코스는 현대인들에겐 4~5시간 동안 다양한 자연환경을 경험하며 대화하고 사색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다.



 



이런 공간에서 '가장 불가사의한 운동'인 골프를 한다는 것만큼 매혹적인 소일거리가 또 어디 있겠는가. 서양에 '지팡이 짚을 힘만 있으면 골프를 하라'는 속담이 있는 것도 단조롭기 쉬운 보통 오솔길의 걷기와 차원이 다른 골프 코스에서의 걷기가 안겨주는 혜택과 즐거움 때문이리라.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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