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솔로 연애지만 꽤 재미있었어’[서병기의 연예톡톡]

서병기 2025. 8. 8.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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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윤과 여명

[헤럴드경제=서병기선임기자]연애가 서툰 모태솔로들의 인생 첫 연애를 돕는 메이크오버 연애 리얼리티 예능 넷플릭스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는 예상외로 재미있었다.

몇가지 이유가 있을 듯하다. 남녀 참가자들이 모태솔로라고 생각되지 않는 비주얼을 지니고 있었다. 특히 여성참가자중에는 연애를 못한 게 아니라 연애를 안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다. 어쨌던 자의적이건 타의적이건 모두 ‘모솔’이다.

연애를 안해봐서인지 초중반까지 프로그램 진행이 잘 되지 않았고, 지루함마저 주기도 했다. 잘 생긴 재윤이 무기를 못살리고 가만히 있는 점, 여성과 대화할 때 눈을 못맞추는 게 아쉬웠다. ‘아이 콘택’은 기본인데... 하지만 진정성 만큼은 ‘연프’ 사상 최고였다고 본다.

제작진은 커플이 만들어질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한 작전을 전략적으로 구사한다. 그 첫 번째가 롤러 스케이터장 데이트다. 약간의 스킨십을 하는 것도 용납되는 구조다. 그런데 남녀가 오히려 분산돼버렸다. 제작진은 당황했을 것이다.

하지만 참가자들의 미숙함은 오히려 ‘희귀템’으로 관전 포인트가 되었고, 진정성과 성장캐가 합쳐지는 그야말로 콘텐츠로서 나쁘지 않은 상황을 맞이하기도 했다. 제작즌은 롤러장 대참사이후, 15분 스팟데이트 등으로 커플 엮기에 들어갔다.

정목과 이도

여자에게 인기가 많았던 정목은 지연과 커플을 이뤘다. 하지만 의자왕으로서의 깔끔한 처리가 아쉬웠다. 정목은 처음에는 이도를 좋아했다가 나중에는 지연과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하지만 이도는 ‘가버린 남자’ 정목 때문에 눈물로 세월을 보내야 했다. 그렇다고 정목이 인기를 누린 건 아니다. 이도 뿐만 아니라 민홍과 여명 등 자신을 좋아했던 여성들을 깔끔하게 정리하지 못한 것은 미숙함 때문이다. 그런 상황을 충분히 즐기지 못했다.

김노은 PD는“정목은 초반부터 가장 모솔 같지 않은 친구였다”면서 “여성에게 인기 많은 적이 처음이었다. 한번도 거절해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끝맺음이 그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욱형 PD도 “정목은 거절을 가슴 아파 하는 스타일”이라고 했으며, 원승재 PD는 “정목이 이틀 동안 혼란스러워 상황을 풀려고 했는데 미숙함이 있었다”고 전했다.

지연

연애 안해본 티가 가장 많이 나는 재윤이 지윤 앞에서 징표를 안받은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보는 실수를 저질렀고, 여명을 좋아하면서도 그렇게 많이 좋아하지 않는다는 선의의 황당한 거짓말을 했고, 또 여명이 민홍과 그런 대화를 하며 지나가자 갑자기 풀속에서 쓰러지는 신도 모솔 연애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내가 대신 ‘이불킥’을 하고 싶어질 정도였다.

김노은 PD는 “재윤은 ‘모탈’을 못했지만 사람이 된 듯하다고 했다. 연애 부분에는 부족함을 느끼지만 성장한 부분이 있다. 마지막에는 눈물을 쏟아냈다. 나가서 연애에 성공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모솔연애’ 종반에는 급진전된 멜로서사도 볼 수 있었다. 1박 2일 데이트에서 나온 지연과 정목의 침대신은 역대급이었다. 얘네들, 모솔 맞아요? 애네들 고장난 것 아니에요. 아니, 모솔이기 때문에 가능한 장면이었는지도 모른다.

지연과 정목의 침대신은 ‘솔로지옥4’의 육준서와 이시안의 동침 장면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전자가 아마추어라면, 후자는 연애 경력자다.

둘 다 ‘투핫’ 독일판의 수위가 됐다. 하지만 차이점은 또 하나 있다. 지연이는 정목에게 “사랑해”라고 했지만, 준서-시안은 아무도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모솔이 결정적인 상황에서는 방송을 덜 의식하게 된다. 김노은 PD도 “지연-정목 침대신을 보여준 것은 이후 지연이 ‘사랑해’라고 말한 것과 자연스럽게 연결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승리, 지수, 상호, 미지

‘모솔연애’는 정목-지연 외에 승리-지수 등 두 쌍의 최종커플이 탄생했다. 지수는 현규의 세심함보다는 승리의 무심함을 선택했다. 지수는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하는 스타일이어서 승리가 결코 상대하기 쉬운 여성은 아닐 것이다.

‘모솔연애’는 연애가 서툰 사람들의 의외성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재윤이 풀속에 눕는 장면은 연프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다. 처음 접하는 환경을 어떻게 대할지 모르는 상황에 대한 몰입감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나도 그랬다” 하고 과거 ‘흑역사’를 공감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판타지 보다는 현실 연애가 기획의도(김노은 PD)였다고 한다.

‘모솔연애’ 시즌2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제작진은 진정성, 변화하고 싶은 의지, 연애를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는 게 참가자들의 덕목이길 바란다고 했다. 미숙함과 미흡함은 오히려 호감요소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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