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특급, 야구 주머니는 머리에 있었다…"앞 타석 승부를 다 기억하나 봐요" 3년 연속 에이스로 군림하는 이유


[마이데일리 = 인천 김경현 기자] '푸른 피의 외국인' 아리엘 후라도(삼성 라이온즈)가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챙겼다. 강민호는 호투 비결로 '두뇌'를 꼽았다.
후라도는 7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SSG와의 원정 경기에서 8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101구로 8이닝을 먹었다. 143⅓이닝으로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138⅔이닝)를 제치고 다시 이닝 1위로 뛰어올랐다. 구속은 최고 150km/h를 마크했다. 직구(29구), 싱커(22구), 체인지업(19구), 커터(15구), 커브(14구), 슬라이더(2구)를 구사했다.
시즌 10승(8패)을 달성했다. 7월 26일 KT전 완봉승으로 9승을 달성한 뒤 8월 1일 LG전서 5이닝 3실점 패전으로 쓴맛을 봤다. 두 번째 10승 도전에서 아홉수 없이 곧바로 승리를 챙겼다.
3시즌 연속 10승이다. 2023년 11승을 달성한 후라도는 2024년 10승을 찍었고, 올 시즌도 10승 고지에 올랐다. 커리어 하이인 14승까지 바라볼 수 있는 추세다.

군더더기가 없었다. 7회 2사 1, 2루를 제외하면 득점권 위기를 만들지 않았다. 주자가 1루에 나가더라도 2개의 병살타를 유도, 순식간에 아웃 카운트를 쌓았다.
옥에 티를 꼽자면 피홈런이다. 팀이 6-0으로 앞선 5회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던진 초구 체인지업이 높게 들어갔다. 에레디아가 이를 놓치지 않고 중앙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다. 시즌 6호. 후라도는 흔들리지 않고 한유섬을 중견수 뜬공, 고명준을 1루수 땅볼, 최지훈을 1루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경기 종료 후 취재진을 만난 강민호는 "공 로케이션이 상하좌우를 다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 (스트라이크 존) 네모 박스를 본인이 그려놓고 던진다는 느낌이 있다"라며 "피치컴을 누를 때도 맹목적인 몸쪽이 아니다. 몸쪽 높게, 바깥쪽 낮게 이렇게 자기가 그걸 원해서 누른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확실히 공격적인 팀을 만났을 때 수월하게 풀어가는 것 같다. LG같이 파울을 많이 치는 팀을 만났을 때는 고전하는데, 그래도 KBO에서 인정받은 투수다"라고 덧붙였다.


가장 놀라운 점은 영리함이다. 강민호는 "여우같다. 타자의 타이밍을 보면서 그때그때 공을 고른다. 그리고 앞 타석에 어떻게 승부했는지도 다 기억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대부분의 투수가 그게 쉽지 않은데, 저 친구는 그걸 다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에 대해 후라도는 "계속 경기를 보면서 분석을 한다. 안타를 맞아도 다음에 바꿔가면 된다. 저만의 플랜을 짠다. 타자들이 그것에 맞춰서 바뀌면, 저도 맞춰서 계속 바꿔가고 있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올 시즌 목표는 무엇일까. 후라도는 "목표는 있긴 한데 비밀이다"라며 웃었다.
전날(6일) 오승환이 은퇴를 선언했다. 후라도는 "마지막 시즌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라면서 "처음 삼성에 왔을 때 잘 반겨준 선수다. 늘 고맙게 생각한다. 더그아웃과 클럽하우스에서도 잘 챙겨준다. 너무 좋은 사람이다. 응원한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투수 그렉 매덕스는 이런 말을 남겼다. 투수를 위대하게 해 주는 것은 팔이 아니라 뇌라고 불리는 두 귀 사이에 있는 것이다. 후라도에게 어울리는 말이다. 후라도의 야구 주머니는 머릿속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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