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식품·교통 이어 ‘민생쿠폰 사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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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쓸데가 없는데 이걸 어에니껴(어떻게 하나요)."
이익규 현서면 백자리 이장은 "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면 소재지엔 소비쿠폰이나 지역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이 거의 없다"면서 "주민과 농민 편익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히 가맹점 연 매출 기준으로 사용처를 제한하다 보니 농촌에선 소비쿠폰이나 지역상품권 효용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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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곳 없고 경제적 편익 떨어져
소비쿠폰·지역상품권 효용성↓
“농촌 지역경제 활성화 위해
읍·면 농축협선 쓸 수 있어야”

“도대체 쓸데가 없는데 이걸 어에니껴(어떻게 하나요).”
경북 청송군 현서면. 행정복지센터가 있는 면 소재지지만 주민들이 생필품과 식자재를 구매하려면 농협 하나로마트로 가야 한다. 작은 편의점이 한곳 있지만 생활에 꼭 필요한 식료품은 판매하지 않는다.
인근 경북 의성군 춘산면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이던 식당이 두곳 있었지만 한곳은 폐업했다.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상권이 활기를 잃으면서 마트와 음식점 등 가게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면 소재지 중심가에는 종일 사람 한명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률이 90%를 넘고, 소비 진작 효과를 체감한다는 의견이 많지만 농촌지역 주민들 사이에선 그 혜택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특히 식품을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식품사막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운 ‘교통사막화’ 현상으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는 읍·면 지역 주민들의 불편이 크다.
이익규 현서면 백자리 이장은 “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면 소재지엔 소비쿠폰이나 지역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이 거의 없다”면서 “주민과 농민 편익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히 가맹점 연 매출 기준으로 사용처를 제한하다 보니 농촌에선 소비쿠폰이나 지역상품권 효용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그나마 농협 경제사업장과 하나로마트가 사막 속 오아시스처럼 유일하게 운영되고 있어 주민들은 생필품과 식료품 구매 시 이곳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최봉선씨(62·춘산면 빙계1리)는 “춘산면사무소 인근에 있는 가게는 식당 한곳과 농협 하나로마트가 전부”라며 “소비쿠폰과 지역상품권으로 생필품과 식료품을 사기 위해선 30㎞ 떨어진, 차로 40∼50분 걸리는 의성읍내까지 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사용할 곳이 제한적이다 보니 지역상품권을 그냥 보관만 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사용 기한까지 제한된 소비쿠폰은 “아예 쓰지도 못하고 버릴 판”이라고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윤태환씨(52·현서면 백자리)도 “농촌지역엔 식당이나 가게가 적고, 아예 없는 곳도 수두룩하기 때문에 농협 하나로마트 의존도가 클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농촌 현장의 현실을 무시하고, 소비쿠폰과 지역상품권 사용처를 일률적으로 제한하다 보니 너무 불편하다”고 푸념했다.
무엇보다 도시민과 비교해 경제적인 효과를 누리기 힘들다는 상대적인 박탈감이 크다. 최근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소비쿠폰을 지급하고 있지만 사용처 제한으로 읍·면 지역 주민들은 상대적인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윤씨는 “소비쿠폰과 지역상품권 사용처 제한으로 농촌 주민들은 도시지역 주민들보다 상대적으로 경제적 편익을 제한받고 있다”면서 “이는 또 다른 불평등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키웠다.
읍·면 지역 농협 경제사업장과 하나로마트에서 소비쿠폰과 지역상품권을 사용토록 허용하는 유연한 정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이장은 “이용자의 경제적 편익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선 읍·면 지역 농축협 매장에서만이라도 지역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예외 조항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종팔 춘산면 금오리 이장은 “농촌지역 어르신과 주민들이 생필품이라도 맘 편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반드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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