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정당해산심판 청구에 대한 의견

양지훈 변호사 2025. 8. 8.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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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훈 변호사

정청래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일 국회의장과 정당 대표들을 만났지만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겠다고 밝히며 만남을 거부했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라 정당해산심판의 청구인은 정부로 제한함에도 민주당이 그 자격을 국회로 넓히는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것을 보면 그의 발언이 정치적 수사에 그치지는 않을 것 같다.

여당 대표가 집권 초기부터 제1야당을 상대로 적대적이고 과격한 언사를 쏟아내는 점은 매우 우려스럽다. 타협과 숙의를 기반으로 하는 의회정치에서 상대방의 존재조차 인정하지 않겠다는 여당 대표의 인식이 정국을 극한 대립으로 몰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여당 대표의 인식처럼 국민의힘은 해산돼야만 하는 정당인가.

헌법재판소는 정당해산심판은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 강제적으로 실행하는 제도로 매우 엄격하고 제한적으로 운용돼야 한다고 밝힌다. 2014년 통합진보당 사건에서 헌재는 '정당의 주도세력인 경기동부연합 구성원들이 폭력으로 진보적 민주주의 체제를 구축해 집권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음'을 전제로 이들을 해산시켰다. 이 결정 역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당시 인정된 핵심 사실관계로서 통진당의 목적과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비춰볼 때 지난 내란사건에서 국민의힘이 그 집단적 목적이나 활동을 통해 윤석열과 군경 일당의 종범역할을 했는가. 지난해 12월3일 밤 계엄 소식을 듣자마자 한동훈 대표가 비상계엄은 위헌·위법임을 즉각 선언했음을 먼저 기억해야 한다. 계엄해제 표결에 국민의힘 의원 18명이 함께한 것 역시 공지의 사실이다. 다만 다수의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가 아닌 당사로 모였고 이들이 표결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국회의원들은 여야를 떠나 시민의 대표자로서 민주공화정을 지키기 위해 최소한의 정치적 의무를 다했어야만 한다. 이들 국민의힘 의원이 국가의 헌법적 위기상황에서 자신의 안위나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며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이들이 내란의 밤에 기회주의적인 행동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당으로서 국민의힘이 헌재가 해산사유로 하는 '기본적 정당활동'의 집단적 행위로 내란에 동조하거나 방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국민의힘 의원 거의 전부가 계엄선포를 사전에 인지하지도 못한 점, 당대표가 즉각 불법계엄이라고 선언한 사실, 의원 일부가 계엄해제 표결에 찬성한 것이 그 근거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12월3일 계엄을 위한 범행도구나 자금제공 등 유형적 방법, 조언이나 격려와 같은 무형적 방법으로 계엄을 방조하지도 않았다. 다만 계엄해제 표결을 고의로 방해한 일부 지도부 의원의 행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들은 형사책임을 져야 할 수 있다. 형법 이론상 이른바 '승계적 방조'로 계엄의 나머지 실행행위를 도왔다고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일부 의원의 행위가 형사상 불법행위로 인정되는 경우에도 여전히 국민의힘에 해산사유가 존재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앞서 통진당 해산사건에서 일부 정당 구성원의 행위가 정당 전체의 기본노선에 반하는 것일 때는 전체의 책임으로 볼 수 없다는 소수의견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요컨대 방조범으로서 개인의 형사책임과 집단적 책임으로써 정당해산은 명확히 구분돼야 한다.

정당해산심판 청구는 인용되기도 어려울 것이고 청구 이후엔 정당간 극한 대립을 불러올 것이 뻔하므로 자제돼야 한다. 비겁한 나머지 어리석은 선택을 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선거를 통해 정치적으로 책임을 지면 될 일이다. 검찰을 수단으로 삼은 정치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대통령으로 만든 민주당은 벌써 과거를 잊고 헌재를 정치로 끌어들이려 하는가. 그 길이 과연 공화정을 지킨 시민을 위한 것인가.

양지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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