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日·EU ‘협상 문서’ 공개… 한국은 아직 ‘깜깜이’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2025. 8. 8.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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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전쟁]
세부 내용 둘러싼 논란 키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리 정부의 무역 협상단이 지난달 30일 백악관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백악관

미국이 한국산 수입품에 대해 15%의 상호 관세율을 부과하는 것으로 양국 무역 협상이 타결됐지만, 정작 협상의 구체 사항을 담은 문서인 팩트 시트(fact sheet)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백악관은 협상 후 일주일이 지난 7일까지 한국과의 무역 협상 관련 팩트 시트를 올리지 않고 있다. 이 같은 ‘깜깜이’ 상태가 이어지면서 한·미 협상의 디테일과 관련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미국은 무역 협상을 마무리한 일본과 유럽연합(EU)의 경우 각각 지난달 23일과 28일에 팩트 시트를 올려놓았다.

한·미 당국자들은 현재 서로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이 타결됐다고 주장하는 상태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최근 “한국은 상호 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자동차·쌀과 같은 미국 제품에 시장을 개방하기로 했다”고 말해 “쌀·소고기 추가 개방은 없다”는 한국 정부 대표단과 배치되는 발언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5일 미 경제 매체 CNBC 인터뷰에서 “한국은 자기 나라를 개방했는데 (시장을) 개방했을 뿐만 아니라 그건 엄청난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부 내용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미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한국과의 무역 협상을 미국의 승리인 것처럼 강조하면서, 미국 농업계와 축산 업계에서는 한국 시장이 더 열릴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산 쌀 수출 업자들의 이익 단체인 ‘USA 라이스(Rice)’ 재단의 피터 바흐먼 회장 겸 CEO는 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국은 역사적으로 가치와 양 모두에 있어서 둘째로 큰 시장이다. 이 시장을 더 확대하는 것은 우리에게 분명한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한미가 한 합의는 원칙적인 합의에 가깝고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원하는 것만큼 세부적이지 않아 당국으로부터 공식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 “정부 관계자들이 양측의 기술 전문가들 사이에서 추가적인 세부 사항을 논의하고 있고, 많은 양자 회담이 필요한 과정”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미국육류수출협회(USMEF) 댄 할스트롬 회장 겸 CEO도 본지에 보낸 성명에서 “트럼프 정부가 한국과의 무역 협상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준 것에 대해 감사하고 추가 세부 사항을 조속히 확인하기를 기대한다”며 “한국은 미국산 소고기의 최대 수출시장이자 돼지고기의 핵심 시장으로 미국의 육류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달성할 수 있는 성과를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다. 미국산 소고기에 부과하는 비관세 장벽을 해소해 시장 접근을 국제 기준에 맞출 것을 희망한다”라고 했다. 소고기 추가 개방을 예상하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 소식통은 “일본의 경우 팩트 시트가 나왔음에도 디테일을 가지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우리도 모든 경우를 가정해 철저히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피터 바흐먼 'USA 라이스(Rice)' 재단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USA 라이스 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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