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코너] 2030 퇴사자 워킹 홀리데이 늘자, 대학생들 해외서 찬밥 신세

최하연 기자 2025. 8. 8.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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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로 떠난 30代 4년새 4배로
북적이는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뉴시스

서울 대학생 박모(21)씨는 작년 말 호주 브리즈번으로 떠난 지 두 달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대기업에 원서를 내기 전 영어 실력을 늘려보려고 1년짜리 ‘워킹 홀리데이(단기간 관광·취업 병행 제도)’ 비자를 받아 호주에 도착했다. 그런데 현지 미용실·식료품 공장·일식당 어느 곳에서도 답이 오지 않았다. 한국 회사에서 일하다가 그만둔 30대 초반 ‘선배’들이 이미 바글바글했다. 박씨는 “도착해 보니 취직 경험이 있는 열 살 많은 오빠·언니들이 알바 자리를 다 차지하고 있었다”고 했다.

해외에서 단기간 일하면서 현지 문화도 체험할 수 있는 워킹 홀리데이 참가자들의 나이가 갈수록 늘고 있다. 자기 성장, 성과 기반 보상을 중시하는 젊은 층이 조기 퇴사한 뒤 이직의 발판으로 삼겠다며 워킹 홀리데이를 택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요한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본지가 7일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호주행 비자를 발급받아 호주로 떠난 30대는 523명이었다. 그런데 4년 뒤인 작년엔 4배인 2095명으로 증가했다. 한국은 전 세계 국가 중 호주와 처음으로 워킹 홀리데이 협정을 체결했다. 워킹 홀리데이 명목으로 비자를 발급받아 전 세계 곳곳으로 떠난 30대 비율도 2020년 9%에서 작년 13%로 늘었다.

박씨와 달리 28세 유모씨는 작년부터 호주 브리즈번에서 ‘투잡’을 뛰고 있다. 평일에는 식료품 공장, 주말에는 카페에서 일한다. 유씨는 취직 1년 만에 퇴사하고 이곳을 찾았다. 이직하기 전 공백이 있으면 다른 회사 취직이 쉽지 않아 이력서에 한 줄 더 보태려고 호주로 왔다. 이전부터 이력서 작성에는 이골이 나 있었다. 몇 번 면접을 보고 바로 채용됐다. 유씨는 “한국어나 영어나 취직 준비는 비슷했다”며 “원래 써놨던 이력서를 조금씩 바꿔 내는 건 별일이 아니었다”고 했다.

이른바 ‘워홀러(워킹 홀리데이 참가자)’ 나이가 갈수록 높아지는 건 20~30대의 조기 퇴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2023년 대기업 신입 사원의 16.1%가 입사 후 1년 이내 퇴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킹 홀리데이 알선 업체 관계자는 “이전 세대보다 퇴사를 편하게 생각하는 2030 세대가 회사를 그만둔 뒤 이직 전 워킹 홀리데이를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했다.

원래 워킹 홀리데이 비자 신청 가능 연령은 최대 30세까지다. 그런데 덴마크나 독일은 워킹 홀리데이 비자 신청 가능 연령을 최근 34세로 확대했다. 회사 취직 경험이 있는 30대들이 ‘우리도 젊다. 일할 기회를 달라’고 정부에 항의하자 정부가 이 국가들과 협의한 결과다.

☞워킹 홀리데이

만 18~30세 청년에게 특별 비자를 발급해 협정을 맺은 외국에서 최대 1년간 체류하면서 단기 취업과 관광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 현재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일본 등 26국과 워킹홀리데이 협정을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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