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강원, 잊히는 사람들] 9 ‘사회적 고립’에 국가가 응답하다- 영국 외로움 정책의 오늘 [상]

최우은 2025. 8. 8.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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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외로움 전담 부서’ 신설 사회관계망 회복 주도
코로나19 영향 정서 단절 심화
영국 ‘외로움 문제’ 국정 과제화
2018년 문화·미디어·스포츠부
외로움 대응 3가지 목표 수립
사회적 관계 중심 정책개발 집중
기금 조성 등 재정적 투자 확대
민간 단체·프로젝트 지원 활발

2023년 한국리서치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내 ‘외로움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무려 72%에 달했다. 이 중 ‘자주’ 혹은 ‘항상’ 외롭다고 답한 이들은 5명 중 1명 꼴이었다. ‘일상화된 외로움’은 이제 더 이상 개인의 감정 문제로만 치부될 수 없는 사회적 과제가 됐다.

외로움을 사회적 위기이자 공공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정책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한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영국이다. 한국보다 앞서 외로움을 국정 과제로 설정한 영국은 2018년, 세계 최초로 외로움 담당 부서를 신설했다. 외로움이 정신건강 뿐 아니라 노동 생산성 저하, 지역 공동체 붕괴 등 사회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에 기반한 조치였다. 강원도민일보는 한국의 외로움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영국의 정책과 접근 방식을 세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 ‘개인’ 문제에서 ‘사회적’ 문제로

영국 정부는 문화·미디어·스포츠 부서(DCMS)에 외로움 정책을 통합해 담당하고 있으며, 해당 부서의 장관이 ‘외로움부 장관’을 겸직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리사 난디(Lisa Nandy) 장관이 이 역할을 맡고 있다. DCMS는 외로움 대응을 위한 전략으로 세 가지 중점 목표를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외로움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줄이기 위한 공적 담론 활성화 △정책 수립과 실행 전 과정에서 인간관계와 외로움의 문제를 반영하고 연결 조직을 지원하기 위한 관계 중심 정책 설계 △외로움 관련 근거 기반 확대를 통한 증거 기반 정책 개발 등이다.

이러한 목표에 따라 정부는 매년 ‘외로움 연례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보고서는 외로움의 실태와 관련 기관의 활동 성과, 향후 정책 방향 등을 담아 장기적인 대응 전략을 제시하는 데 중점을 둔다. 외로움 해소를 위한 재정적 투자도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외로움 참여 기금(Loneliness Engagement Fund)’은 노인, 청년, 장애인 등 외로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활동하는 9개 민간단체에 최대 5만 파운드(한화 약 9200만원)를 지원한다.

또 정부는 내셔널 로터리 커뮤니티 펀드(The National Lottery Community Fund) 등과 협력해 ‘커뮤니티 연결 구축 기금(Building Connections Fund)’을 조성, 외로움 해소를 위한 효과적인 방안을 검증하기 위한 프로젝트 총 126개에 1150만 파운드(한화 약 211억 4850만원) 규모의 지원을 제공했다.

▲ 영국 문화·미디어·스포츠(DCMS) 부서가 주관한 공익 캠페인 ‘외로움에 대해 이야기합시다(Let’s Talk Loneliness)’ 진행 모습. DCMS 제공

■ 집 안에 갇힌 마음, 외로움의 팬데믹

영국 통계청(ONS, Office for National Statistics)이 2017년 8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자주’ 혹은 ‘항상’ 외롭다고 응답한 비율은 21%였다. ‘가끔’은 24%, ‘거의’ 혹은 ‘전혀’ 외롭지 않다는 응답이 54%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은 이같은 양상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봉쇄 조치로 인해 물리적 접촉이 제한되면서 개인 간의 정서적 단절은 심화됐고, 외로움은 더욱 뿌리 깊은 사회문제로 부상했다.

영국 통계청이 올해 4월 2일부터 27일까지 실시한 결과를 보면, ‘자주’ 혹은 ‘항상’ 외롭다고 응답한 비율은 24%로 증가했다. ‘가끔’ 외롭다는 응답은 26%, ‘거의’ 또는 ‘전혀’ 외롭지 않다는 응답은 48%였다. 이는 팬데믹 이전 대비 외로움을 자주 느끼는 이들의 비율이 상승했음을 보여준다.

돈 스네이프(Dawn Snape) 영국 통계청 지속가능성 및 불평등 부국장은 “락다운은 모두에게 영향을 미쳤지만, 그에 대한 반응은 다양했다”며 “팬데믹 첫 한 달 동안에만도 영국 국민 중 740만 명이 외로움으로 인해 삶의 질 저하를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평소 외로움을 느끼던 사람일수록 팬데믹 상황에서 사회적 자원을 찾기 어려워했고, 의지할 관계망의 부재를 더욱 절감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해 당시 올리버 다우든(Oliver Dowden) 장관은 모두가 집에 머무는 상황에서도 외로움에 개입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대표적인 대응책으로 꼽히는 공익 캠페인 ‘외로움에 대해 이야기합시다(Let’s Talk Loneliness)’는 사람들에게 외로움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자신과 주변 사람을 돌보는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국민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또 노인복지단체 Age UK와 같은 전국 단위 단체들에 500만 파운드(한화 약 91억 9200만원)의 재정지원을 보장하며, 외로움 해소와 사회적 연결을 위한 핵심 활동이 중단되지 않도록 뒷받침했다.

DCMS 관계자는 “외로움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고용주·지역사회·보건·교육 등 사회 전체가 함께 대응해야 할 과제”라며 “국가는 이러한 연대의 기반을 조성하고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최우은 기자



<이 기사는 ‘2025 강원도 지역언론발전지원사업’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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