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주체가 돼 만드는 '무나카타 신사 콘텐츠'
무나카타 타이샤 헤츠미야 신사
세계유산 중심 교통 재편
신보관 국보 8만 점 전시
'시민학예원' 정체성 각인
제례·축제 시민이 주인공
아이들과 잇는 세계 유산

도시가 품은 유산, 유산이 만드는 도시
무나카타시는 세계유산의 유네스코 등재 이후 유산군을 중심으로 도시의 공간·교통·정체성·관광 전략을 재편성하기 시작했다. 유산군 중 하나인 헤츠미야 신사를 방문 동선의 중심으로 설정하고, 신사가 위치한 타지마 지역의 교통 체계를 포함한 도시계획을 유산군에 맞춰 재편 중이다. 지난 2017년 세계유산 등재 이후 '세계유산 문화관광 추진협의회', '유산군 보존활용협의회' 등 관련 단체와 지역 주민은 신사 주위 내 신보관 리뉴얼, 세계유산센터 설치, 교통·관광 안내 시스템의 단계적 구축, 시가지~헤츠미야 신사로 이어지는 관광 동선 설정 등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이 모든 사업은 일본 내국인은 물론이고, 외국 여행객의 무나카타 세계유산 관광과 관련 콘텐츠 소비를 위한 계획 수립의 결과물이다.
무나카타 타이샤 헤츠미야 신사
무나카타 유산군을 탐방하기 위한 첫 번째 목적지는 무나카타 타이샤 헤츠미야 신사다. 지난달 3일 무나카타 '세 여신' 중 장녀 이치키시마히메를 모시고 있는 이곳을 방문했다. 헤츠미야 신사는 과거 구릉지대의 제사 유적을 터로 삼아 그 기슭에 신전을 세운 곳으로, 무나카타 타이샤 의식 행사의 중심지이다. '세 여신'이 일본신화의 핵심이 되는 신들이라는 점, 과거 이곳의 맹주였던 무나카타 가문이 일본 황실과 긴밀한 관계를 맺었다는 이유 등으로 인해 이곳은 4~9세기 일본 국가제사지로 기능했다. 관련 유물은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출토되고 있으며, 일본 전역에서 세 여신을 모시는 신사는 올해 기준 6226개에 달한다. 그 본고장이 이곳 무나카타 타이샤이다.

이처럼 과거의 유산을 온전히 간직하고 있는 헤츠미야 신사는 현대로 이어지며 '어떻게 지역민과 함께 보전해 나가는가'라는 고민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무나카타의 역사와 지역의 유물을 연구하고 있는 하세가와 씨는 "무나카타 타이샤의 '사적 보존'은 지역 커뮤니티, 기업 등과 연계해 추진하고 있다. 지역 주민, 자원봉사 단체, 기업 등과 협력해 제사 협력 체제 등을 구축하고, 폭넓은 활용 구조를 조성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이 지역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학교 교육을 통해 고향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는 일이다. 세계유산 학습을 중심으로 향토 학습 커리큘럼, 견학, 조사 학습, 문화제 등의 학교행사를 통해 지역 역사를 배우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전한다.
하세가와 씨에 따르면 이제 무나카타 타이샤 신사 관리는 신직(神職)만이 전유하지 않는다. 시민단체 등을 포함한 지역민이 함께하며 보존 및 활용 인력 양성, 신앙 유지와 지역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헤츠미야 신사도 이러한 변화의 경향을 적극 받아들이고, 방문자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SNS 등을 통한 의견 수렴을 통해 '신사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세계유산센터

세계유산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시민학예원 사카모토 씨는 "나를 포함해 이곳에서 근무하는 약 90명의 '시민학예원'은 무나카타의 역사를 함께 전하고 만들어가는 책임을 느끼고 있다. '바다의 길'이라는 개념은 단순히 고대 교류의 흔적이 아닌,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의 정체성과 연결돼 있고, 모두가 이것을 전하고 싶다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또 같은 시민 학예원 이시다 씨는 "지역 아이들에게, 나아가 이곳을 자주 방문하는 김해시민 등 외국인에게 '이 유물이 왜 중요한지', '무나카타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이것이 우리 무나카타다' 등을 알려주고 싶다"고 강조한다. 이처럼 세계유산센터는 이제 행정이 만든 콘텐츠의 소비를 넘어 지역민이 만들고, 전하고, 활용하는 구조로 자리잡고 있다. 단순한 박물관을 넘어 지역민이 스스로를 이해하고 미래를 그려나가는 살아있는 장이 되고 있다.
행사와 시민 참여
봄과 가을이 되면 헤츠미야 신사에서는 '봄 대제(春季大祭)', '가을 대제(秋季大祭)가 각각 열린다. 헤츠미야 신사의 축제가 일반적인 신사 축제와 다른 점은 제례·세계유산·도시·시민이 하나로 연결되는 점이다. 일반적인 신사 축제가 미코시 행렬이나 봉사활동 등 주변적인 역할에 머무르는 반면, 무나카타 타이샤 대제에서 시민은 제례를 구성하고, 나아가 세계유산을 '재현'하는 운영 주체다. 축제에서 실제 의식을 구성하는 풍속무(風俗舞), 우라야스의 무(浦安の舞), 헌다례, 물고기 방류 외 시민 안내·홍보 활동 등은 모두 지역 시민들의 손으로 이뤄진다. 참가자는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 여성회, 자원봉사단체 등이 폭넓게 포함되며, 이들은 사전 연습과 전통 계승을 위해 연중 내내 활동한다. 이 축제가 중요한 이유는 '시민 참여형 축제'를 넘어 해당 축제 제례의 주체가 시민이라는 점, 나아가 이것이 '유산 보존의 실행'과 이어진다는 면이다. 제례의 구체적인 프로그램과 실행은 시민이 운영자로서 세계유산을 재현하고 해석하며 계승하는 구조를 띄고 있다. '세계유산 시민의 모임', '보존회'와 같은 지역 조직은 해당 제례의 미래 지속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살아있는 문화유산으로서
이처럼 무나카타 타이샤 헤츠미야 신사와 그 주위 시설들은 지역 공동체가 주체적으로 해석하고 계승하는 '살아있는 문화유산'으로 기능하고 있다. 행정 주도가 아닌 시민 주도의 보존과 활용 구조는 유산이 특정 기관의 자산이 아닌, 모두의 공유 자산이라는 인식을 전제로 한다. 헤츠미야 신사를 중심으로 한 도시계획, 세계유산센터의 시민 참여형 운영, 제례와 축제의 지역 사회 중심 구성 등은 세계유산이 지역의 공간, 교육, 정체성, 관광, 경제를 어떻게 입체적으로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주는 구체적 사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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