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의 ‘구속영장 청구 직행’ 결단···김건희의 ‘일관된 혐의 부인’ 때문이었다

윤석열 정부 내내 검찰 수사망을 피해온 김건희 여사가 소환 조사 하루 만에 구속 기로에 서게 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 여사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로 직행한 데에는 김 여사가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해 향후 추가 소환 조사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신병 확보를 해 공범 및 관계자들과 연락을 통한 증거인멸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중점을 두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건희-증권사 통화녹취’ 제시에도 혐의 부인
특검이 지난 6일 김 여사를 불러 조사한 주요 사건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태균 게이트 등 공천개입 의혹’, ‘건진법사 청탁 의혹’ 등이다. 이 중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서 특검은 김 여사를 주가조작 ‘공범’으로 보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김 여사-미래에셋 증권사 직원’ 간 통화 녹취록을 주요 증거로 제시했다. 2009년부터 3년간 진행된 이 녹음에는 김 여사가 증권사 직원에게 ‘계좌 관리자 측에 수익의 40%를 줘야 한다’ ‘계좌 관리자 측이 수익금 배분을 과도하게 요구한다’는 취지 발언이 담겼다. 특검은 김 여사를 조사하면서 이 통화 녹음 내용을 직접 틀어줬다고 한다.
그러나 김 여사는 부인했다. ‘녹음 파일은 정황증거일 뿐 주가조작 가담의 직접증거가 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1차 주포자는 특검에서 “김 여사에게 보낸 4700만원이 ‘주식 손실보전금’이었다”고 진술했지만, 김 여사는 ‘기억이 안 난다’는 취지의 말을 되풀이했다. 김 여사 계좌를 관리한 블랙펄인베스트 전 대표 이종호씨 등 주가조작 일당에 대해서도 공모 의혹을 부인했다. 김 여사는 “오히려 투자 손실을 봤다”며 반박했다고 한다.
‘명태균 무상 여론조사’ 정자법 위반 적용
김 여사는 명태균 게이트 등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이 20대 대선 전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81차례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받고 그해 6월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에 개입했다는 것이 의혹의 골자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비용을 치르지 않은 ‘공짜 여론조사’로 선거 과정에서 유·무형의 이익을 얻었다고 보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이 사건에서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을 ‘공범’이라고 적시했다.
특검은 수사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에게 먼저 여론조사를 요청한 시기를 2021년 7월로 특정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김 여사가 명씨에게 500만원을 건넨 의혹도 제기됐다.
김 여사 측은 특검 출범 전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공유받는 건 유·무형 이익에 해당하지 않아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김 여사는 이 주장을 특검에서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교 간부 윤모씨-김건희 통화도 증거로
통일교 측이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민원을 청탁할 목적으로 ‘6220만원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1000만원대 샤넬 가방’ ‘고가의 천수삼 농축차(인삼차)’ 등을 건넨 의혹에 대해서도 김 여사는 “아는 바가 없다”고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이 이 선물들의 실물은 확보하지 못했지만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을 지낸 윤모씨와 김 여사 간 통화 내역을 찾아내 ‘청탁 연결고리’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7월 중순쯤 통화에서 김 여사가 윤씨에게 “인삼 제품 먹고 몸이 좋아졌다”는 취지로 한 말이 담겼다. 특검팀은 전씨가 김 여사가 거주하는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를 여러번 출입한 차량기록 등도 청탁용 선물 전달 정황으로 봤다. 김 여사에게는 알선수재 혐의가 적용됐다.
김 여사는 특검에서 “인사차 한 말이다” 등 혐의를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 여사 측은 청탁용 선물의 실물이 아직 확보되지 않은 점을 내세워 “받은 사실이 없다”는 점을 계속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구속 여부는 그가 연루된 사건 수사 속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구속될 경우 첫 소환조사에 다뤄지지 않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집사게이트’ 사건 연루 의혹, 코바나콘텐츠 전시회 협찬 의혹,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등 수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구속영장이 발부되지 않으면 의혹의 ‘정점’을 앞에 두고 수사는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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