긱들이 바꾼 세계…괴짜의 질문이 혁신이 된다
속도·과학·개방성 갖춘 조직만이 변화에 살아남는다

이 질문 하나가 세계 우주산업의 판도를 바꿨다.
나사의 과학자 윌 마셜은 "왜 수천억을 들여 위성을 쏴야 하느냐"는 의문에서 출발해, 스마트폰 수준의 소형 위성을 궤도에 올렸다. 이 아이디어는 곧 '플래닛랩스'라는 스타트업으로 현실화됐고, 현재 200대 이상의 위성으로 지구를 실시간 관측하는 세계 최대 상업 위성 네트워크가 되었다. 기존 위성 촬영보다 비용은 1천 분의 1 수준, 속도는 7배 이상 빠르다.
신간 『긱 웨이』(청림출판)는 이처럼 '엉뚱한 질문'으로 혁신을 이끄는 긱(Geek)들의 이야기를 통해, 기업이 성공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한다. 저자는 MIT 슬론경영대학원 부교수이자 디지털 비즈니스 전문가인 앤드루 맥아피다.
△"조용히 말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긱'(geek)은 한 분야에 깊이 몰입하고, 통념을 의심하며, 다소 괴짜처럼 보일 수 있는 사람들이다. 『긱 웨이』는 이 긱들이 기업에서 의사결정을 주도할 수 있는 구조와 문화가 혁신의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책은 넷플릭스, 구글, 아마존, 플래닛랩스, 허브스팟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이들의 성공 방정식을 분석한다.
△CEO 말에 반대한 신입사원, 성공을 이끈 용기
마케팅 소프트웨어 기업 허브스팟의 CEO 브라이언 핼리건은 사내 교육 통합안을 내놨다. 대부분 CEO 앞에서라면 눈치를 볼 자리. 그러나 한 신입사원은 두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며 정면으로 반대 의견을 냈다.
그 자리에서 핼리건은 "그 생각은 못 했네요. 아주 잘 지적했어요"라고 답하며 제안을 철회했다.
이 심리적 안전감이 조직을 건강하게 했고, 허브스팟은 2020년 **'미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대기업'**으로 선정됐다.
△실패한 엘리트 vs 실험하는 괴짜
넷플릭스의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는 전형적인 '긱 CEO'다. 영화 산업과 무관했지만, 우편요금의 구조와 DVD의 경량성에 주목해, 우편으로 영화 DVD를 빌려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2007년에는 스트리밍으로 전환했고, 이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며 기술 기반의 콘텐츠 기업이라는 독보적 포지션을 확립했다.
반면, 2018년 출범한 스트리밍 기업 퀴비는 이름값에 기대어 17억 달러를 투자받았지만, SNS 공유를 막는 등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하고 1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긱 조직의 4대 원칙: 속도·주인의식·과학·개방성
『긱 웨이』는 성공하는 긱 조직이 공통적으로 지닌 네 가지 핵심 역량을 소개한다.
속도 -넷플릭스는 2주에 한 번씩 웹사이트를 개편하며 피드백을 실시간 반영했다.
주인의식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험을 반복하는 문화를 통해 직원들이 스스로 일에 책임을 진다.
과학 -직감이 아니라 데이터를 근거로 의사결정한다. 넷플릭스의 다운로드 기능 도입은 데이터에 근거한 결과였다.
개방성 -상사에게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전, 다양성 존중이 시스템화되어 있다.
"전통 기업의 지침서는 이제 버려야 한다"
맥아피는 말한다.
"기존 지침서를 따르는 기업은 시간이 지날수록 경직되고 관료주의적이 된다.
시대의 흐름을 읽고 싶다면, 이제는 그 책을 덮을 시간이다."
긱들은 끝없는 질문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기업의 리더가 이들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틀릴 자유를 보장할 때, 진짜 혁신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