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재해 진단] ②"안전 고리만 있고 걸 곳 없어"… 현장 노동 실태

현재까지 의식을 되찾지 못한 이주노동자 A씨는 사고 당시 고장 난 양수기 펌프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지하 18m까지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모와 장화를 착용했지만 절연 장갑 등 감전 예방 장비를 갖췄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A씨의 동료인 미얀마 이주노동자 10명을 상대로 안전 교육 여부, 장비 지급 실태 등을 수사중이다.
거대 중장비들만이 조용히 멈춰 선 공사장 인근을 산책하던 주민에게서 현장 분위기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옥길동 주민 B씨는 "일주일 전만 해도 바쁘게 돌아가던 공사장이었다"며 "사람이 다쳤다는 뉴스를 들었고 이후엔 사람이 오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하 18m는 아파트 약 6~7층의 길이다. 이 정도 깊이로 내려가야 하는 작업이라면 계단·난간·추락방지망 등 기본 안전 설비가 당연히 갖춰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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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조의 한 관계자는 "실제로는 안전 고리를 걸 수 있는 구조물이 없는데도 안전모를 착용한 모습만 카메라로 촬영하는 등 형식적인 것이 아직 많다"면서 "안전관리보다 통제 중심의 방식이다"라고 고발했다. 시스템은 발전했지만 노동자 보호보다 규제를 이행하는 '증거 확보'의 도구로 이용되는 수준이라는 얘기다.

최근 국회가 추진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은 이 같은 하도급 구조의 불균형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것으로 이번 사태가 법 시행에 발단이 될 가능성이 크다.
노란봉투법은 원청이 하청 노동자에 대한 사용자 책임을 인정하고 노동3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노란봉투법은 현재 8월 임시국회에서 본회의 표결이 예정됐다.
장동규 기자 jk3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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