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찰차 뒷좌석 사망’ 때 하동 경찰관들 다시 수사한다
지난해 8월 경남 하동에서 40대 여성이 순찰차 뒷좌석에 갇혀 숨진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경찰에 보완·재수사를 요청했다. 지난 5월 경찰이 이 사건 수사 결과를 내면서 차량 인수인계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예정한 순찰 근무를 하지 않은 이들에 대해서는 불송치 결정을 해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7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5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송치된 A경위와 직무 유기 혐의로 송치된 B경감에 대한 보완 수사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됐다가 불송치된 경찰관 3명에 대해서는 재수사를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송치된 이들에 대해서는 혐의를 구체화하라는 검찰의 지휘가 있었다”며 “불송치된 나머지 3명에 대해서도 검찰 재수사 요청에 따라 혐의가 있는지 처음부터 다시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17일 오후 2시쯤 하동경찰서 진교파출소에 주차돼 있던 순찰차 뒷좌석에서 4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여성은 전날 새벽 2시쯤 파출소를 찾아 현관 앞을 서성이다 현관문을 흔들었지만, 파출소 안에서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사건 발생 9개월 만인 지난 5월 수사 결과를 냈다. 경찰 조사 결과 당시 상황 근무자 2명은 물론 대기 근무자 2명 등 직원 4명 모두 현관문이 보이는 1층 근무 자리가 아닌 2층 숙직실과 1층 회의실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이날 근무자 전원이 제대로 근무하지 않은 셈이다.
이 여성은 파출소 안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자, 순찰차 쪽으로 이동해 문이 열려 있는 순찰차 뒷좌석에 올랐고 그대로 갇혔다. 순찰차 뒷좌석 문은 안에서 열 수 없고, 차량 내 격벽이 있어 앞좌석 쪽으로 갈 수도 없다. 여성은 36시간 동안 순찰차에 갇혔다가 끝내 숨졌다. 부검 결과 여성의 사망 원인은 ‘열사병을 동반한 급성 심부전증’으로 나왔다. 당시 하동에는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상태였다.
경남경찰청은 여성이 갇히기 전 마지막으로 순찰차를 운행한 A경위가 제대로 문을 잠그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운행하지 않는 순찰차는 보안·도난 방지 등을 위해 문을 잠가야 하는데, A경위가 이 같은 의무를 게을리해 여성이 순찰차 안에 들어가게 됐고 갇힌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또 여성이 파출소를 찾았을 당시 야간 근무조 팀장이었던 B경감은 현관문을 볼 수 있는 1층 지정석에서 일하지 않는 등 근무를 태만히 했다고 봤다. 경찰은 A경위를 업무상과실치사로, B경감은 직무 유기 혐의로 각각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경찰은 순찰차 인수·인계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경찰관 1명과 순찰 근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경찰관 2명은 불송치 결정했다. 관련자 15명 중 파출소 직원 5명만 수사했다. 이에 제 식구 감싸기라는 논란이 일었다.
사건 발생 직후 경남경찰청이 진행한 진상조사 결과를 보면 숨진 여성이 순찰차에 갇혔던 36시간 동안 예정된 총 7회, 8시간 동안 순찰차를 몰고 지역 순찰을 하게 돼 있었지만 한 번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36시간 동안 세 차례 근무 교대 때 순찰차 장비 작동 여부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의 사망 추정 시간은 순찰차에 들어간 지 약 12시간 지난 16일 오후 2시 전후다. 만약 당시 지정된 순찰 근무(16일 오전 6~7시, 오전 11~낮 12시, 오후 2~3시)와 근무 교대(16일 오전 8시 30분)만 제대로 했다면, 여성이 숨지기 전 최소 4차례 정도 발견할 기회가 있었지만 모두 놓쳤다.
이에 대해 경남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엄정 수사했다”며 “수사팀 내부 의견뿐만 아니라 변호사와 대학교수 등 외부 법률 전문가로 구성된 수사심의위원회 의견도 수렴했다”고 해명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나이보다 ‘늙는 속도’ 중요했다”…얼굴로 암 생존율 읽는다
- “침수 지하차도 미리 알고 피해 가세요”… 경찰청, 5월부터 내비게이션 안내
- [속보] 靑 “5급 승진 패스트트랙 도입... 민간 인재 연봉 상한 없앨 것”
- 몸통 내장 풍미가 기막혀, 오늘 새벽 포항에서 잡은 홍게 10마리 2만원대 초특가
- 현대엔지니어링, 美 태양광 개발사업 위한 4600억원 PF 조달
- 폼페이 최후의 날의 ‘얼굴’... 2000년 만에 AI로 환생
- 전기차 초급속 충전요금 비싸진다
- ‘필라테스 가맹 사기’ 의혹 양정원, 경찰 출석
- 서울교육감 진보 단일화 파열음...“‘표 삭제’ 부정 경선” vs “사실 왜곡 주장”
- 달러 수요 줄이려는 이란…달러 공급 확대로 맞불 놓는 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