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시골 노인의 불가사의한 HIV 감염

김다정 2025. 8. 7.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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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와 사별 후 20년간 성관계도 없었고, 병원 진료도 거의 없었는데 어떻게."

20년간 시골 마을에서 홀로 살아온 80대 노인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돼 의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의료진은 A 노인의 혈액 내 면역세포(CD4) 수가 많고, 바이러스 농도가 높은 점으로 미뤄 이미 수년 전에 확인되지 않은 경로로 HIV 감염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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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남편 사별 후 성관계·수술·수혈 등 전무... 감염 경로 오리무중
HIV 테스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배우자와 사별 후 20년간 성관계도 없었고, 병원 진료도 거의 없었는데 어떻게…."

20년간 시골 마을에서 홀로 살아온 80대 노인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돼 의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20여년 전 배우자와 사별한 이후 혼자 시골에서 지내면서 성관계는 물론 수술이나 입원 등 병력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의료진은 지난해 림프종에 따른 항암제 치료를 위해 시행한 혈액검사에서 HIV 양성으로 최종 진단된 노인 A(85)씨의 사례를 국제학술지 《임상 사례 보고(Clinical case reports)》 최근호에 보고했다.

HIV는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AIDS·에이즈)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HIV 바이러스 감염자가 면역 결핍이 심해져 합병증이 생기면 에이즈 환자가 된다. 국내 감염자는 20~40대가 80% 이상을 차지해 젊은층 질환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A 노인의 감염 경로는 오리무중이다. 그는 20여 년 전 배우자와 사별한 뒤 성관계를 가진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또한 림프종 진단 전까지 감염 경로가 될 수 있는 수술, 수혈, 침술, 문신 등의 경험도 없었다.

함께 살았던 배우자 역시 심장 질환으로 여러 차례 검사를 받았기에 진단되지 않은 HIV 감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가족의 설명이다. 따로 사는 자녀들 역시 이후 시행된 검사에서 모두 음성으로 판정됐다.

의료진은 A 노인의 혈액 내 면역세포(CD4) 수가 많고, 바이러스 농도가 높은 점으로 미뤄 이미 수년 전에 확인되지 않은 경로로 HIV 감염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의료진은 "고령자의 성생활을 아예 배제하거나 HIV를 노인의 질환으로 보지 않는 편견이 진단 지연의 큰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HIV 검사는 13~64세 연령층을 대상으로 권장되고 있으며, 노인을 대상으로 한 선별검사 지침이나 80세 이상 감염자 통계는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의료진은 "사회적 고립과 낮은 건강정보 이해력도 진단이 늦어지는데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고령이라는 이유로 치료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는 선입견은 오해"라며 "A 노인은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에 잘 반응했고, 면역 수치도 서서히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례를 계기로 고령자에 대해서도 임상 상황에 따라 HIV 검사가 반드시 고려돼야 하며, 사회적으로 취약한 노인의 경우 선제적인 검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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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정 기자 (2426w@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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