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게 촬영" 문구의 배신... 동물 촬영, 공식 기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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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촬영은 전문가 입회하에 안전하게 촬영했습니다."
또 해당 문구가 있다고 해서 안전하게 촬영했다고 보장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현장에서는 동물 전문가 입회하에 촬영했다고 하지만 동물의 안전 책임자가 '동물 업체'로만 한정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장주 입장에서는 촬영으로 인해 농장 동물이 죽어도 제작사로부터 보상만 받으면 되기 때문에 안전 책임자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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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촬영은 전문가 입회하에 안전하게 촬영했습니다."
일부 영화나 드라마 방송 시작 전 나오는 문구지만 알고 보면 내용은 제각각이다. 안내 문구 표기 기준뿐 아니라 동물 촬영 관련 공식 기준(가이드라인)이 없어서다. 또 해당 문구가 있다고 해서 안전하게 촬영했다고 보장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7일 '미디어 속 동물 촬영 실태'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동물 촬영 가이드라인표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단체는 지난해 국내에서 촬영한 드라마와 영화 269편을 모니터링하고 이 중 28편의 제작진으로부터 받은 응답을 바탕으로 분석했다.
동물이 출연한 작품은 114편으로 약 42%에 달했다. 이 중 동물이 작품 전반 혹은 회차에서 '주조연급으로 출연'하는 경우는 12.3%에 그쳤고 절반 이상은 소품이나 배경으로 등장했다.
자막(크레디트)으로 '동물 안전 촬영 안내 문구'를 표기한 비율은 42.1%였다. 응답자 가운데 실제 안전하게 촬영되었음에도 표기하지 않은 이유로는 '표기 기준을 몰랐다' '출연 분량이 적어 표시하지 않았다' '단순 누락이었다' 등이 있었다.
실제 자막을 표기한 제작진 중 57%는 자체 제작사 가이드라인, 카라 가이드라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내부 지침을 참조했다고 답했다.


반면, 동물의 안전한 촬영에 대해 안내 표기를 했지만 출연한 동물이 건강해 보이지 않거나 촬영 도중 죽은 사례도 있었다. 권나미 카라 활동가는 "국내에는 인증 기관이나 가이드라인이 없어 안내문구 표기 기준조차 없는 상황"이라며 "제도적 공백으로 인해 제작사들이 혼선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현장에서는 동물 전문가 입회하에 촬영했다고 하지만 동물의 안전 책임자가 '동물 업체'로만 한정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체는 또 농장 동물의 안전을 살필 '전문가'로 농장주를 배치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농장주 입장에서는 촬영으로 인해 농장 동물이 죽어도 제작사로부터 보상만 받으면 되기 때문에 안전 책임자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어류, 조류, 농장 동물은 자막에 동물업체(동물 섭외 경로)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도 많았다.

한편 출연한 동물의 종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개'의 출연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고양이가 뒤를 이었는데 드라마에서는 고양이와 말, 당나귀가 공동 2위였다. 드라마는 말이 자주 등장하는 사극 장르가 많은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카라는 이번 모니터링을 통해 △동물 촬영 가이드라인의 표준화 △전문가 배치 의무화 △촬영 정보의 자막 표기 등을 골자로 한 제도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더불어 가이드라인을 법적 제재가 아닌, 책임 있는 제작 문화로 확산시키기 위해 정부가 나설 것을 촉구했다.
권 활동가는 "제작진의 자율에만 맡겨진 지금의 구조는 동물의 생명권을 보호하기에 부족하다"며 "시청자에게는 신뢰를, 제작자에게는 기준을, 동물에게는 존중을 제공할 수 있는 표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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