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녀 숨결, 포항 구룡포에 새기다
제주 해녀 이주사·해양문화 교류 상징성 재조명

제주의 강인한 숨결과 포항의 해풍이 만났다.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포항시와 제주특별자치도가 손을 맞잡고 해양문화 교류와 우호 협력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제막된 해녀상은 거센 물살 속에서도 생계를 이어온 제주 해녀의 강인한 생명력과 공동체 정신을 조형적으로 구현한 작품이다. 한 손에는 물질 도구인 테왁망사리를, 다른 손에는 까꾸리를 든 당당한 해녀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이 상징물은 단순한 예술 조형을 넘어, 포항과 제주를 잇는 기억의 교차점으로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1960년대 중반, 제주를 떠나 구룡포에 정착해 활동한 1,500여 명의 해녀들은 포항 해양문화의 뿌리를 함께 다졌던 주역들이었다. 당시 이들은 바다에서의 숙련된 기술과 공동체적 삶의 방식까지 전수하며 지역에 큰 영향을 끼쳤다.

제막식에 이어 진행된 기념식수 행사에서는 제주의 상징수이자 해녀의 생명력과 자연성과 닮은 '동백나무' 한 그루가 구룡포 땅에 뿌리를 내렸다. 구룡포의 해풍을 맞으며 자랄 이 동백나무는 앞으로 두 도시 간 지속적인 해양문화 교류를 상징하는 생명체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 맞춰 과메기문화관 기획전시실에서는 특별전시도 개막했다. '숨비소리, 그 곁의 삶'이라는 부제를 단 전시는,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해녀들의 일상과 물질의 순간들을 사진과 영상으로 담아냈다.
전시는 세계적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김하영과 제주 해녀 공동체가 협업한 30여 점의 작품들로 구성됐으며, 단순한 풍경이나 인물사진을 넘어 해녀의 호흡과 노동, 감정까지도 포착하고 있다. 관람객을 위한 해설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으며,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무료로 운영된다.
제주특별자치도 오영훈 도지사는 이날 제막식에서 "해녀는 바다와 삶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살아낸 존재다. 그들이 지닌 공동체 정신과 생명의 숨결이 오늘 이 자리에서 포항과 제주를 잇는 숨비소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강덕 포항시장도 "제주 해녀의 헌신과 포항의 바다가 만났던 역사적 인연은 지금도 유효하다"며 "이번 행사가 단순한 문화교류를 넘어 지역의 해양 정체성을 되새기고, 해양 인문학적 가치를 미래 세대에 전하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