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이 먼저 알아봤다…해외파들 뭉친 ‘10년차 발트앙상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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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 다들 해봤죠."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발트앙상블 리허설 현장.
첫 음에서 갈라진 소리가 나자 단원들이 연주를 중단하며 일제히 웃음을 터트린다.
해마다 여름이면 한국을 찾아 연주회를 열었는데, 올해엔 객원 단원 6명을 포함해 34명이 참여한다.
독일 밤베르크 심포니 부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설민경(34)도 발트앙상블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는 연주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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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예술의전당 등 창단 10년 공연

“이 곡 다들 해봤죠.”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발트앙상블 리허설 현장. 첫 음에서 갈라진 소리가 나자 단원들이 연주를 중단하며 일제히 웃음을 터트린다. “자, 다시 해봅시다.” 악장이자 예술감독인 바이올리니스트 이지혜의 눈짓에 다시 시작된 연주는 금세 소리가 확 달라지면서 윤기가 흐른다. 노르웨이 작곡가 그리그의 ‘홀베르그 모음곡’ 첫 리허설이다.
발트앙상블은 유럽 악단에서 활동한 젊은 한국인 연주자들이 2015년 결성한 실내악단. 독일어로 숲을 뜻하는 ‘발트’에서 이름을 가져왔다. 나무들이 자라 숲을 이루듯, 3명의 트리오로 시작한 악단이 이젠 정규 단원 28명 규모로 무성해졌다. 해마다 여름이면 한국을 찾아 연주회를 열었는데, 올해엔 객원 단원 6명을 포함해 34명이 참여한다.
‘단원 민주주의’에 충실하다는 점이 이 악단의 특징. 연주자들이 자발적으로 꾸려서인지 기획사도, 대행사도 없다. 모든 걸 단원들 스스로 해낸다. 창단 멤버인 비올리스트 최경환이 대표지만, 중요한 문제는 단원 총의를 모아 결정한다. 단원 입단도 악기별 그룹 단위 투표와 전체 단원 투표를 거친다. 대부분 학창 시절부터 잘 아는 사이이고, 최고령인 39살 이지혜 감독부터 막내 30살까지 모든 단원이 30대 세대 감수성을 공유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리허설에서도 민주적 운영 방식이 작동했다. 한 단원이 “템포가 조금 느린 것 같다”고 하자, 이 감독이 주제 선율을 조금 빠르게 시연했다. 단원들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비슷한 과정이 몇차례 이어졌다. 한 단원이 삐끗 소리를 내자 폭소가 터진다. 마치 모꼬지라도 온 듯 왁자지껄 자유로운 분위기다.
독일 명문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악장 출신인 이지혜(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2020년 예술감독을 맡으면서 발트앙상블은 도약의 발판을 다졌다. 2021년 사단법인으로 등록했고, 2023년엔 피아니스트 조성진, 지난해엔 독일 ‘궁정가수’ 칭호를 받은 베이스바리톤 사무엘윤과 전국을 돌며 협연했다. 멤버들 실력을 잘 아는 조성진이 먼저 협연을 제안했다고 한다. “이제 발트앙상블만의 고유한 호흡이 생겼다고 할까요. 1년에 한두번 만나는데도 바로 맞춰지는 게 신기할 정도예요.” 이 감독은 “발트라면 뭐든 해낼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는 부담마저 든다”며 웃었다.

독일 밤베르크 심포니 부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설민경(34)도 발트앙상블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는 연주자다. “민첩하고 예리하면서도 튀지 않고, 자기만의 개성을 지닌 연주자죠.” 5년 위인 이 감독의 칭찬에 설민경이 이렇게 응수했다. “언니는 전설이었죠. 에너지가 대단한데, 악기와 몸이 하나예요. 몸 안에 다 들어있어서 옆에서 연주하면 편안해져요.” 초등학생과 중학생으로 만나 캠프도 같이 다니던 두 연주자는 이번 공연에서 슈니트케 작곡 ‘하이든 풍의 모차르트’를 협연한다.
창단 10년을 맞은 올해엔 파리국립오페라오케스트라 수석인 플루트 연주자 김한이 협연자로 나서 코플랜드 작곡 클라리넷 협주곡을 협연한다. 차이콥스키 ‘현을 위한 세레나데’도 들을 수 있다. 서울 예술의전당(12일), 통영국제음악당(10일), 의정부예술의전당(16일)에서 공연한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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