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소득 감세, 배당 확대 효과 불분명···조세 공평성 훼손”

이재명 정부의 첫 세제개편안에 담긴 ‘배당소득 분리과세’로 배당이 늘기보다는 조세 형평성만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한국은 대기업 총수들이 소수의 보유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특수성이 있어 배당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증시 부양을 위해서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 정공법을 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오기형·최기상·김영환 더불어민주당·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과 참여연대 등은 7일 국회에서 ‘새 정부 첫 세제개편안 분석 및 평가’ 좌담회를 열었다.
이날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종합과세 원칙인 소득세 체계를 무너뜨리고 조세체계를 조악하게 만든다”고 우려했다. 그는 “배당소득 분리과세로 소득이 많은 사람이 더 높은 세율을 적용받아야 한다는 ‘수직적 공평성’뿐만 아니라 같은 소득에는 같은 세금을 부여하는 ‘수평적 공평성’도 무너진다”고 말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란 고배당 기업에서 주주들이 받은 배당소득에 대해 최대 49.5%(지방세 포함)가 적용되는 종합소득세 대상에서 빼서 저세율로 분리 과세하는 것이다. 정부안대로면 주주들의 최고세율은 49.5%에서 38.5%로 떨어진다. 기업 총수 등 지배주주의 세 부담을 낮춰서 기업이 배당을 늘리도록 유도하자는 취지다.
논란은 배당소득 감세로 배당을 늘릴 수 있을지다. 김현동 배재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의미한 배당 증가가 있었다는 연구도 있지만 영향은 일부에 그쳐 전반적으로 제한적이라거나, 배당 대신 자사주 매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도 있다”며 “대부분의 연구는 (배당 증가 여부가) 세율 외 지배구조, 투자 기회 등 다른 복합적 요인에 영향을 받기에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14~2023년 한국 상장사 평균 배당성향은 26%로, 미국(42%), 일본(36%) 등 선진국은 물론이고 대만(55%), 중국(31%) 등 주요 신흥국보다 낮다.
배당성향이 낮은 이유를 두고 한국 대기업이 소수의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독특한 지배구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ESG기준원이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총수의 지분과 실제 의결권을 행사하는 지분 차이인 소유-지배 괴리도가 30%를 넘는 기업의 배당성향은 22.1%에 불과하지만, 소유-지배 괴리도 10% 미만 기업의 배당성향은 55.9%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소유와 지배 괴리가 큰 구조를 그대로 두고 세금을 깎아준다고 배당이 늘어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유호림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대주주의 경우 유보이익이 많을수록 기업가치가 높아지면서 경영권 프리미엄도 누릴 수 있고 장기 성장을 위한 투자재원 마련에도 유리하다는 점에서 배당소득 분리과세의 정책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현동 교수는 “주식시장 저평가 해소를 위해 세제를 수단으로 삼기보다 거버넌스 측면에서 관련 법제 개정, 스튜어드십 코드 개선 등을 통해 배당을 늘리는 환경을 조성하고, 다른 한편 주주와의 적극적인 소통 장치 및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정공법이자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403201722011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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