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결정된 미국 토크쇼 진행자가 트럼프에 'F' 욕설 날린 까닭

박재령 기자 2025. 8. 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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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미디어 동향] '시청자수 1위' 심야 토크쇼 진행자, 연일 트럼프 대통령에 연일 공격적 메시지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 지난달 22일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 진행 중 욕설하고 있는 스티븐 콜베어.

“어떻게 감히 대통령님? 재능 없는 사람이 이런 풍자와 재치가 가능하겠습니까. 엿이나 드세요.” (7월22일, 스티븐 콜베어)

미국 CBS 심야 토크쇼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 진행자 스티븐 콜베어가 연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날 선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트럼프 정부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내다가 방송에서 하차하게 되자 방송의 비판 수위가 더 높아진 것이다.

2015년부터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를 진행하고 있는 스티븐 콜베어는 지난 5일, 최근 고용주들이 채용을 줄여 노동 시장이 안 좋아졌다는 정부 발표를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 이후 노동통계국 국장을 해고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스티븐 콜베어는 “아니, 아니야 이 멍청아! (국장을 해고했으니) 일자리가 하나 줄었잖아. 모르겠어? 너가 함정에 빠진 거야”라고 말했다.

올해 2분기 동시간대 시청자 수 1위를 기록한 스티븐 콜베어의 쇼는 내년 5월 종영 예정이다. 진행자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 자체가 끝난다. CBS 측은 지난달 17일 종영 소식을 알리며 “심야 방송 시장의 어려운 재정적 환경 속에서 내린 결정이다. 프로그램의 실적, 내용 등 다른 문제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외부에선 CBS 혹은 CBS의 모회사 파라마운트 측이 트럼프 대통령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CBS와 트럼프 대통령이 1600만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에 합의한 것을 놓고 지난달 15일 스티븐 콜베어가 “거액의 뇌물”이라고 비판했기 때문이다.

▲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 진행하고 있는 스티븐 콜베어.

직후 프로그램의 종영 소식이 알려졌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트루스소셜에 “콜버트가 해고된 걸 정말 환영한다. 그의 재능은 시청률보다 더 형편없었다”는 글을 올렸다. 광고 수입 감소 등의 이유로 심야 방송 시장이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해당 프로그램이 시청자 수 1위를 기록하고 있었다는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을 의심하게 되는 대목이다.

스티븐 콜베어는 지난달 22일 방송에서 이러한 의혹을 사실상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티븐 콜베어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글을 화면에 띄우며 “어떻게 감히 대통령님? 재능 없는 사람이 이런 풍자와 재치가 가능하겠습니까. 엿이나 드세요”라고 말했다. 욕설은 방송에서 묵음 처리됐지만 방청객들은 환호했다.

CBS의 모회사 파라마운트는 영화사 스카이댄스 인수·합병을 놓고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심사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었다. FCC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브렌던 카 위원장이 이끌고 있어 파라마운트 입장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더 레이트 쇼' 폐지가 공식화된 이후인 지난달 24일, FCC는 스카이댄스의 합병을 승인했다.

FCC 민주당 측 위원인 안나 고메즈는 '더 레이트 쇼' 폐지에 대해 성명을 내고 “뉴스룸의 결정과 편집 판단에 (정부가) 전례 없는 통제를 가하고 있다”며 “이는 수정헌법 제1조(표현의 자유)를 직접적으로 위반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카멀라 해리스 당시 민주당 후보를 인터뷰한 지난해 10월7일자 CBS의 대표 프로그램 '60분'이 해리스 후보에 우호적으로 편집됐다며 CBS에 소송을 제기했다. 중동 전쟁 관련 질문에서 해리스 후보의 답변이 다소 길었던 초기 공개본(21초)보다 실제 방송(7초)에서 간결하게 나온 것이 편향됐다는 트럼프 측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CBS를 위축시키기 위해 질 것을 알면서도 무리한 소송을 걸었다고 평가했다.

CBS 구성원들은 파라마운트가 소송에 대한 협상을 시작한다는 얘기가 나올 때부터 반대 목소리를 줄곧 냈다. 파라마운트 경영진과 충돌 끝에 CBS '60분'의 총괄 프로듀서 빌 오언스와 CBS 최고경영자 웬디 맥마흔이 최근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스콧 펠리 CBS 앵커가 지난 5월 '60분'에서 “파라마운트가 새로운 방식으로 우리 콘텐츠를 감독하기 시작했다”며 공개적으로 모회사를 비판하는 이례적인 일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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